[정혜인의 YO이슈] ‘中 9층 아파트 붕괴’, 초고속 성장이 부른 예고된 참사?

입력 2015-05-2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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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중국 남부 구이저우성 구이양 시의 9층짜리 아파트 한 동이 붕괴됐다. (사진=신화/뉴시스)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 20여 년 전 한국에서는 건축물의 설계ㆍ시공ㆍ유지관리의 부실로 인한 대형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이 붕괴사건들은 당시 급격한 경제성장만을 목표로 삼고 안전에 신경 쓰지 않았던 예고된 참사라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주요 2개국(G2) 가운데 하나로 불리며 세계 경제의 중심에 있는 중국에서도 20여년 전 한국과 같은 상황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20일(현지시간) 정오쯤 중국 남부 구이저우성 구이양 시의 9층짜리 아파트 한 동이 붕괴했습니다. 해당 아파트에는 36개 가구, 114명이 거주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93명의 안전은 확인됐지만, 나머지 21명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파트가 붕괴할 당시 화장실에 있던 옆 동에 사는 아파트 주민은 갑자기 천둥 치는 소리가 들려 지진이 난 줄 알고 거실로 나와보니 창문은 박살 나고 아파트 한 동이 무너져 형제를 알아 볼 수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지역 부동산중개업소의 관계자는 아파트가 부근 공원 야산에 인접해 있어 산사태 탓에 건물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한 동이 통째로 사라지는 사고는 1970년 4월 서울에서도 일어났습니다. 당시 마포구 창전동에 있는 와우아파트 한 동이 무너지는 대형 사고로 주민 70명 가운데 33명이 압사하고 수십 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5층짜리 와우아파트는 박정희 당시 대통령과 김현옥 당시 서울시장이 추진한 달동네 재개발 사업의 시발점이었으나 해당 사고로 부실공사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와우아파트는 경사가 60도에 달하는 와우산 중턱에 세워졌고 기둥에 쓰인 철근도 규격보다 적고, 시멘트 배합량도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확인돼 건설 비리가 포함된 부실공사로 평가됐습니다.

앞서 중국의 한 건설회사가 57층 건물을 19일 만에 완공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빌딩의 놀라운 건축 속도를 두고 중국 건축기술을 논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일부에선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초고속 경제 성장을 보여준 중국. ‘일대일로(육ㆍ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앞세워 세계 여러 국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지만 급격한 경제성장에 따른 (부실공사ㆍ비리 등) 후유증에도 관심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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