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감자’의 희비…"기존 주주만 피해" vs. "인수예정 하림 2000억 이익"

입력 2015-05-21 08:57 수정 2015-05-2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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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이후 하림이 얻게 되는 이익 규모는?…무려 2032억원에 달해

팬오션 회생계획안을 둘러싼 수싸움이 치열하다.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된 변경회생계획안에 포함된 ‘감자’ 계획안을 놓고 기존 주주들과 인수 예정자인 하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어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은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법에 ‘1.25대 1 감자’와 ‘회생채권 변제에 따른 현가할인(18%)’이 포함된 변경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업계에선 이 계획안을 바탕으로 감자가 진행되면 소액주주들은 피해를 입고, 앞으로 대주주가 될 하림의 경우 수천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주주인 산업은행 역시 공식적인 입장은 ‘최대 피해자’라 울분을 토하고 있다.

팬오션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영업이익 2150억원, 부채비율 220%대의 우량회사로 탈바꿈한 팬오션이 헐값에 팔리고 감자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게다가 이미 한 차례 20대1 무상감자가 이뤄졌으며 주가 하락에 따른 피해도 일방적으로 떠안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소액주주들은 내달 12일 열리는 관계인집회에서 변경회생계획안을 부결시킨다는 입장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팬오션 소액주주모임인 '팬오션 소액주주권리찾기카페'는 이와 관련해 관계인집회 참여 및 주주의결권 행사를 위해 약 2600만주를 위임받아 법원에 신청한 상태다.

여기에 소액주주가 직접 법원에 신고한 주식 200만여주, 소액주주 측과 연대한 기타법인주식(새마을금고, 농협, 신협 등) 1200만주 등을 합하면 4000만 주 이상이 확보된다는 게 주주들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팬오션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보유주식 2788만여주를 넘어서게 된다.

산업은행 측 역시 “팬오션 감자가 진행되면 2788만여주를 보유한 우리도 감자 대상이 됨과 동시에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팬오션를 인수키로 예정돼 있는 하림 측은 팬오션 감자가 진행되면 상당한 이익을 취할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하고 있다. 감자를 진행하면 당초 하림이 매입키로 한 팬오션 경영권 지분 58%가 72% 정도로 늘어날 뿐 아니라 BPS(주당순자산가치)가 늘어나 무려 2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추가적으로 취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 팬오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3월31일) 기준 BPS는 6255원, 최근 진행한 유상증자와 함께 향후 진행될 무상감자 이후에 결정되는 BPS는 7793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늘어난 지분(14%), 증가된 BPS(1538원)를 감안하면 하림이 추가적으로 얻게 되는 이익은 2032억원이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감자를 통해 예비 대주주가 얻게 될 이익이 워낙 커 하림 측은 조용하게 사태를 관망하면서 아무런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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