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자 3명 중 1명꼴로 지난 1년 사이 부부간 갈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갈등 경험은 60대 후반에서 가장 높은 반면 20대에서 가장 낮았다.
2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가족의 갈등과 대응방안 연구'(김유경, 이진숙, 이재림, 김가희)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8월21일~9월1일 전국 만 19~69세 기혼 남녀 676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1년간 부부 갈등을 경험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2.0%가 '그렇다'고 답했다.
갈등 경험 정도는 노후 생활이 본격화되는 60대 후반에서 가장 높은 반면 20대 신혼부부에게서는 제일 낮았다.
갈등 경험률은 20대가 20.0%, 30대가 30.5%였지만 이어 40대와 50대는 각각 33.9%, 32.2%로 평균보다 높았졌다. 이후 60대 초반에는 24.6%로 뚝 떨어졌지만 다시 60대 후반에서는 35.3%로 올라가 20대보다 15.3%포인트나 높았다.'
응답자들은 부부 갈등의 원인으로 경제문제보다는 배우자의 성격이나 생활방식을 더 많이 꼽았다.
부부 갈등을 경험한 216명 중 갈등의 원인으로 '배우자의 성격 및 사고방식'을 든 사람이 20.1%로 가장 많았으며 19.5%는 '배우자의 생활방식'이라고 답했다.
이는 '부모 및 형제자매 관계'(18.2%)라는 응답이나 '경제문제'(17.9%)라는 답변보다 높은 것이다. '자녀교육문제'를 꼽은 사람은 11.3%였으며 '가사 및 육아부담'이라는 대답은 6.3%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갈등이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차분하게 대화를 나누는 방식(41.7%)이 가장 흔했지만, 그냥 참는 경우도 39.4%나 됐다. '격렬하게 논쟁을 하거나 소리를 지른다'는 대답은 13.9%였으며, '폭력적으로 해결한다'는 응답은 0.9%에 그쳤다.
의사결정을 하는 방법으로는 '남편과 부인이 공동으로 결정한다'는 대답이 66.1%로 가장 높은 가운데 '남편이 주로 결정한다'는 대답이 20.6%로 '아내가 주로 결정한다'는 응답 10.1%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상당 부분 양성평등적 권력구조가 가정에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남편 중심적인 권력구조가 남아있는 것이다.
응답자의 82.6%는 "우리 부부는 서로 신뢰하는 편이다'고 말해 부부간 신뢰감은 높은 편이었지만 대화 정도나 가치관 공유, 부부생활 만족도는 이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한다'고 말한 응답자는 61.9%이었으며 '견해가 비슷한 편이다'는 대답도 58.6%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부부생활(성생활)에 만족하는 편이다'는 응답은 69.1%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