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렌즈가 진화하고 있다. 자외선 차단부터 눈 피로도 감소 효과까지 있는 다양한 기능성 렌즈가 출시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정체에 빠졌던 국내 안경렌즈 시장도 다시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안경렌즈 시장은 1조원 규모로, 이 중 기능성 렌즈시장은 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라식, 라섹 수술과 출산율 저하 등으로 전체 안경렌즈 시장이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기능성 렌즈시장은 매년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내년에는 현재 약 5% 수준인 기능성 렌즈시장이 약 10%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같이 기능성 렌즈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인구 고령화와 함께 눈 건강 보호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어서다. 젊은층이 라식과 라섹수술을 많이 한다면, 중장년층 이상부터는 기능성 안경렌즈로 눈 보호에 나서려는 경향이 있다. 나이가 들고 나선 각막 두께 등의 문제로 라식과 같은 눈 수술이 힘들 뿐만 아니라, 간편하게 안경으로 눈 보호를 해결하려는 중장년층의 움직임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때문에 안경업계도 다양한 기능성 렌즈 제품을 국내에 잇따라 선보이며 관련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국내 안경제조 업체인 케미렌즈는 자외선 차단에 특화된 기능성 렌즈로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케미렌즈는 자외선의 최대 파장대인 400나노미터까지 99% 이상 차단할 수 있는 신제품 ‘케미 퍼펙트UV’를 최근 세계 시장에 출시했다. 이 제품은 TV, PC 등 디지털 기기에서 나오는 유해광선 청색광도 부분 차단해준다. 기존 국내외 기능성 차단렌즈 제품들이 자외선을 400나노미터 기준 파장대에서 약 80%만 차단할 수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개선이다.
프랑스업체 에실로도 전면에서 들어오는 자외선만 차단하던 기존 렌즈와는 달리, 후면에서 반사되는 자외선을 부분 차단시킨 렌즈 제품을 내놨다. 이 렌즈는 실질적으로 렌즈 후면을 통해 우리 눈과 피부에 들어오는 자외선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독일업체 로덴스톡렌즈는 사물에 대한 대비 감도를 높인 렌즈를 개발해 선보였고 데코비젼도 디지털 기기로부터 눈의 피로도를 줄여주는 ‘니덱 스마트 브이(SMART-V)’ 렌즈를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렌즈 스스로 색을 변화해 선글라스 기능을 하는 제품도 나왔다. 국내 중소기업 소모옵티칼이 출시한 ‘닥터 소모 트랜지션스(Dr. SOMO Transitions)’다. 외부의 자외선을 받았을 때, 렌즈 스스로 실내 및 실외 조건에 따라 변색이 되는 것이 특징이다.
안경업계 관계자는 “안경렌즈가 과거엔 시력 보정용에 머물렀지만, 최근엔 자외선 등 눈 보호용 기능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전체 시장이 정체 중인 상황에서 업계의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