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막장계'의 대모 임성한 작가와 막장드라마 논란으로 홍역을 앓았던
MBC가 아주 각오를 단단히 한 것 같습니다.
그간 막장 논란의 중심이었던 '압구정 백야'의 후속에
'막장끼'를 쏘옥 뺀 일일 시트콤 '딱 너 같은 딸'이,
고정적 주부 시청층을 확보했던 일일아침드라마 '폭풍의 여자' 후속으로
'이브의 사랑'이 어제 처음 전파를 탔죠.
첫 방송만 놓고보자면 이들의 출발은 산뜻합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딱 너 같은 딸' 첫방 시청률은 전국기준으로 11.8%
전작 압구정 백야 첫회 시청률(9.9%)보다 높은 수치죠.
'이브의 사랑'의 첫방 시청률도 전작의 첫방송 시청률(10.5%)과 비슷한 10%를 기록했습니다.
한때 '드라마 왕국'으로 불렸던 MBC.
그런데 요 몇 년사이 이렇다 할 히트 드라마를 내놓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는데요.
이 때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이가 다름아닌 임성한 작가.
그러나 구원보다는 논란의 중심으로 인도했죠.
'오로라공주'. 11명의 출연 배우들을 행방불명, 사망으로 처리해 '임성한 데스노트'라는 신조어 탄생.
'압구정 백야'. 자신을 버린 어머니에게 복수하기 위해 며느리가 되는 설정 논란.
결국 막장 논란이 거듭되자 MBC는 "임성한 작가와 더는 계약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곧바로 임성한 작가는 "원래부터 은퇴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은퇴를 선언했고요.
그런데 임성한 작가가 은퇴한다고 MBC에서 막장드라마가 사라질까요?
아니면 막장 없는 MBC 드라마는 성공할까요?
물론 장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브의 사랑'은 첫방부터 막장 분위기를 솔솔 풍기고 있는데요.
'악녀' 여주인공의 배신을 암시하는가하면 남자주인공의 원나잇이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이브의 사랑' 제작진은 방송에 앞서 "아침드라마하면 흔히 막장이라고 하는데 막장드라마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아침시간 주부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고, 시청률을 잡아야 하는 입장에서
막장요소를 뺀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실, 막장만큼 시청률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매력적인 요소도 없죠.
열악한 제작환경에서 굳이 엄청난 시각효과나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 잡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지상파 방송이 언제까지 막장 드라마에 의존할 수 많은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작자가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브의 사랑'과 '딱 너 같은 딸' 측은 모두 제작발표회에서
"막장 드라마 소리 안듣겠다", "막장을 정말 처럼 다루지 않겠다"고 말했는데요.
막장드라마는 안 만들겠다는 이들의 약속, 한번 믿고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