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홀딩스가 순수 지주사의 매출 대비 배당수익 비중이 가장 큰 회사로 조사됐다. 농심의 ‘한결같은 배당정책’으로 실적 변동과 상관 없이 농심홀딩스의 배당 규모가 해마다 증가하는 효과까지 보고 있다.
15일 이투데이가 지난해 말 기준 공정거래법을 적용받는 국내 상장 지주회사 50곳(금융ㆍ중간지주회사 제외)의 배당수익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순수 지주회사 36곳과 사업 지주회사 14곳을 분류 조사했으며, 순위 집계는 개별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수익 대비 배당수익의 비중이 큰 순서로 기준을 잡았다.
일반적으로 지주회사는 종속회사로부터 임대ㆍ배당ㆍ수수료ㆍ로열티ㆍ이자수익 등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며, 이를 제조회사에서의 매출액과 같이 영업수익이라고도 한다.
지주사는 그룹 내 최상위 지배회사로 오너일가가 최대 지분을 갖고 있으며, 종속회사로부터 거둬들이는 배당금이 절대적 수입이다. 지주회사가 ‘오너일가 배당 몰아주기’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은 이유다.
2ㆍ3위를 차지한 하이트진로홀딩스와 세아홀딩스는 각각 영업수익의 93.4%, 90.1% 수준으로 배당수익을 채웠다. 하림홀딩스(118억원), 대상홀딩스(178억원), KISCO홀딩스(115억원)가 전체 영업수익에서 배당수익이 80%대를 차지하는 회사들이다.
반대로 순수 지주회사 중 원천 수익인 배당수익 비중이 한 자릿수인 곳들도 있다. 이들은 지주회사 전환시기가 아직 길지 않거나 초기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의 배당수익 비중이 5.1%인 한국콜마홀딩스는 지난 2012년 12월 지주사로 전환했고, 0.02%를 보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지난 2013년, 2.4% 비중을 보인 한라홀딩스는 지난해 각각 전환했다.
사업 지주회사의 경우 SK가 지난해 영업수익의 72.9%(7231억원)를 배당수익으로 채우면서 1위에 올랐다. SK의 총수익은 배당ㆍ로열티ㆍ임대ㆍ용역 수익 순이며, 지난 2013년 자회사인 SK E&S가 케이파워를 합병하면서 배당수익 규모가 7980억원으로, 전년 4910억원에서 2배가량 증가했다. 최근 SK 종속사들이 순이익이 줄어들었음에도 SK에 지급하는 배당 총액을 유지하기 위해 배당성향을 높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지주사의 수익 유지를 위해 ‘자회사 쥐어짜기’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다음으로 GS와 LS가 각각 지난해 배당수익 1381억원, 505억원으로 총 영업수익의 54.5%, 51.6%를 차지했다. 8위를 차지한 CJ의 경우 그룹 전체적으로 문화 콘텐츠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로열티 수익 규모가 해가 갈수록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배당금 수익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당수익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지주사는 순수지주의 경우 10곳 중 5개사, 사업지주사의 경우 10곳 중 2개사꼴로 각각 나왔다.
비에스이홀딩스는 조사 대상에서 유일하게 지난해 배당수익이 없었다. 지난해 매출 12억원가량은 상표권수익, 계열사와의 용역을 통한 기타수익 등으로 발생했다.
또 영업수익과 관계없이 조사대상 지주사의 배당수익 금액만 살펴보면, SK가 규모 면에서 1위를 차지했다. SK는 지난해 배당수익 7231억원을 끌어 모았으며, 이어 LG가 2094억원가량을 배당받았다. 세 번째로 두산이 1702억원을, GS 1381억원, 세아홀딩스가 732억원가량으로 톱5에 자리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대성합동지주는 사업부문에서 발생한 매출만을 매출로 인식하고 배당금수익은 기타이익으로 인식하고 있어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