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로 불리는 금품 로비 의혹과 관련해 이완구 전 총리가 14일 검찰에 출석했다. 리스트에 거론된 인물 중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한 정치인은 홍준표 경남지사에 이어 두번째다.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으로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총리는 14일 오전 10시께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중앙현관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굳은 표정으로 포토라인 앞에 선 이 전 총리는 "이번 일로 인해 총리직을 사퇴했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이 세상에 진실을 이길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검찰에서 소상히, 상세히 제 입장을 말하겠다"고 밝힌 뒤 12층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 전 총리는 충남 부여·청양 재보선에 나섰던 2013년 4월 자신의 부여 선거사무소를 찾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을 만나 3000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 금모씨와 운전기사 여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들은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 부여 선거사무소를 방문할 때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총리의 측근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 전 총리와 성 전 회장이 독대했다고 언론에 증언한 이 전 총리 측 운전기사 윤모씨를 조사했고, 이 전 총리의 선거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을 봤다고 진술한 캠프 자원봉사자 한모씨에 대한 조사도 마친 상태다. 검찰은 13일 이 전 총리의 핵심 측근인 김민수 비서관도 불러 조사를 마쳤다.
특별수사팀은 이 전 총리를 상대로 성 전 회장을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만났는지, 금품을 건네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