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헬스케어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IT와 의료, 바이오 간 융합을 삼성의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만큼 전사적으로 헬스케어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등 모바일 기기와 연동할 수 있는 ‘스마트 리스닝 디바이스’를 준비 중이다. 외부 소음을 제거해 보다 나은 리스닝 환경을 제공하는 웨어러블 음향 기기로, 기존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헤드폰에 없는 소리를 키워주는 증폭기가 탑재된 점이 특징이다.
보청기에 사용되는 증폭기가 적용됐지만 스마트 리스닝 디바이스는 의료기기 개념보다 소비자가 모바일 기기와 연결해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타깃 고객도 고령층과 난청 환자가 아닌 일반 소비자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스마트 리스닝 디바이스를 해외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제품은 듣는 환경을 개선해 주는 모바일 헬스케어 기기”라며 “제품 준비도 CE(소비자가전)부문 내 의료기기사업부가 아닌 IM(IT·모바일)부문의 무선사업부가 맡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의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핵심 자산인 IT 기술과 향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헬스케어 기능을 결합해 스마트 기기의 활용성을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파트너스 헬스케어’와 함께 디지털·모바일 헬스솔루션을 공동 연구하기로 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하는 DMC(디지털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연구소와 파트너스 헬스케어는 만성적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자신의 몸상태를 IT 기기에 기록하고 이를 병원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원격 의료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양측은 소프트웨어 개발 및 임상 연구 등에서 협업할 계획이다.
지난달 말에는 이스라엘의 사물인터넷(IoT) 스타트업 마이비트앳과 고령층의 건강 이상신호 등을 보호자에게 원격으로 전달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개발하는데 합의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삼성전략혁신센터(SSIC)가 개발을 총괄한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서비스와 제품 특성에 맞게 사업부, 연구소, SSIC 등 전사적으로 헬스케어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SIC는 앞선 3월 중국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선보였다. 손영권 SSIC 사장은 ‘스마트 의료와 웨어러블 장치’를 주제로 신기술을 소개하며 “삼성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은 자기 건강관리의 혁신적 시스템”이라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과 협업해 모바일 건강관리 사업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