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올 들어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선을 돌파하면서 미국 셰일업계가 다시 생산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올랐다고 5일(현지시간) 미국 CNBC가 보도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이날 전일 대비 2.5% 급등한 배럴당 60.40달러로 마감했다. WTI가 60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리비아 주요 원유 수출항 중 한 곳인 즈웨티나 터미널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근로자들의 시위로 폐쇄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북미와 유럽 지역에 수출하는 일부 유종 가격을 인상한 것이 이날 유가 급등세로 이어졌다.
사우디를 필두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격적인 생산정책에 미국 셰일업계는 수세에 몰렸다. 지난주 미국 석유 시추장비 가동대수는 679대로 21주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지난 2010년 9월 이후 최소치를 나타냈다. 1년 전의 1527대와 비교하면 반토막난 셈이다.
파델 가이트 오펜하이머 선임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인상에서 안정을 찾으면 올 하반기 미국 석유생산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더 많은 기업이 시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이트 애널리스트는 “유가 상승으로 다시 산유량이 늘면 이 때문에 유가가 더 오르는 것을 제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는 아직 산유량을 줄일 계획이 없다.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날 “유가는 물론 제재 해제로 이란이 수출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기존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석유컨설팅업체 리포우어소시에이츠의 앤드류 리포우 대표는 “2016년과 2017년 인도분 유가 선물 가격이 각각 65달러와 7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에 미국 셰일업계가 하반기에 다시 정상가동에 들어설 수 있다. 유가가 60달러를 넘으면 세일업계가 빠르게 ‘반격 모드’로 기어를 바꿀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가트먼레터의 데니스 가트먼 발행인은 “선물시장을 살펴보면 유가는 내년에 배럴당 63달러, 장기적으로는 68달러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현재 많은 미국 유전이 문을 닫은 상태지만 그 중 수백곳은 생산 결정이 내려지면 바로 가동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