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재편에… 속도 내는 '재계'

입력 2015-04-2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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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3년 말 재계 1위인 삼성그룹에서 시작된 사업 재편 움직임이 현대차그룹, 한진그룹을 거쳐 최근 SK그룹까지 이어지는 등 재계의 지배구조에 지각변동이 계속되고 있다.

재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배구조 개편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1년여 동안 숨가쁘게 사업을 재편했다. 삼성그룹은 제일모직을 정점으로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삼성은 제일모직을 중심으로 지난해 9월까지 1년 새 8번이나 그룹 내 사업을 재편했다. 2013년 9월 당시 제일모직은 패션사업을 떼어 내 삼성에버랜드에 넘겨줬다. 같은 달 삼성SDS는 삼성SNS를 흡수합병했다. 10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코닝에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을 매각했다. 11월엔 삼성에버랜드가 급식·식자재 사업을 ‘삼성웰스토리’로 물적 분할하고 건물관리사업을 에스원에 넘겼다.

지난해 6월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을 합쳤고, 7월엔 제일모직 소재부문과 삼성SDI 통합법인이 출범했다. 같은 해 9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연내 합병을 결정했지만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11월에는 방산·화학 부문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빅딜을 발표했다.

재계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부의 순환출자 및 금산분리 규제 등 풀어야할 현안들이 많은데다, 삼성물산 등 건설 부문의 사업 재편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도 최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을 결의했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글로벌 10위권인 연매출 20조원 규모의 철강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한진그룹은 작년 말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조양호 회장 일가→한진칼→대한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SK그룹도 이번에 복잡한 옥상옥 출자구조의 고리를 끊고 ‘최태원 회장 일가→지주회사→사업자회사’로 단순화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사업재편지원 특별법(일명 원샷법) 등이 재정되면 재계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사업재편을 통한 체질 강화는 필수적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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