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를 피해 은행권을 탈출한 자금이 주식에 이어 파생상품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0월 ‘시장동향 파악’을 핑계로 기자가 직접 파생상품 투자에 도전해 봤다. 조기상환에 성공한 ELS의 6개월 수익성과 최근 동향을 정리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주가연계증권 ELS의 발행규모는 2배 이상 급증했다.
ELS발행은 작년 1분기 13조8198억원 수준이었다. 2분기에는 13조7978억원으로 오히려 소폭 줄었다. 반면 3분기(20조1542억원)부터 반등을 시작해 4분기(24조249억원)와 올 1분기(24조1039억원)까지 증가세를 지속했다.
ELS(Equity-Linked Securities)란 주가지수 또는 종목지수를 기준으로 투자수익을 결정하는 유가증권이다. 가입이 쉽고 비교적 안정적인 파생상품 가운데 하나다. 한 마디로 은행과 증권사가 투자자를 대신해 특정 자산에 투자하고 수익의 일부를 배당하는 방식이다.
수익 여부는 가입 당시 삼았던 ‘기초자산’이 결정한다. 주가지수 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같은 특정 종목이 기초자산이 된다. 나아가 원유, 금 등 자원가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파생상품도 존재한다. 최근에는 종목형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수형 ELS상품이 많은게 추세다.
파생상품 초보(?)인 기자가 ELS에 가입한 때는 지난해 10월. 기초 자산은 △홍콩의 항생지수 △유로스탁50, △코스피 200 등 3가지였다. 6개월 단위로 각 지수가 보다 95%, 90%, 85% 등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당초 약정수익을 보장해준다고 했다. 대부분 이런 형태가 많다.
가입은 증권사 또는 판매대행 은행에서 한다. 종목형의 경우 증권사에서만 판매하기도 한다. 가입 전 투자자 성향도 파악한다. 설문을 거쳐 공격적인지, 안정지향적인지를 가린다. 원금보장 여부도 이때 결정된다.
기자는 신한은행 창구를 통해 ‘한국투자증권’ ELS에 가입했다. 상담결과 ‘적극적 투자자’로 판정됐고, 배당수익은 매달 받기로 했다. 6개월 단위의 조기상환 시점에만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만큼 최소 수개월은 묵혀둘 자금이 적절하다. 마음을 굳게 먹고 비상금(?) 1000만원을 ELS에 넣었다.
가입하고 집에 돌아오면 가입은행에서 문자가 온다. 오늘 가입한 ELS 기초자산의 기준점을 알려준다.
ELS 가입후 몇 달 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75%로 내렸다. 시중은행 금리도 1.5% 수준으로 추락했다. 은행에 1000만원을 넣으면 매달 1만원 조금 넘는 이자를 준다는 의미다.
그렇게 가입 6개월이 지난 4월 17일, 가입은행에서 ‘ELS 조기상환 축하’ 메시지가 왔다. 당초 수익을 달성했으니 투자금을 찾아가라는 의미다.
ELS 가입 6개월 동안 총 7번의 배당수익금과 이자가 통장으로 들어왔다. 배당소득은 소득세와 지방소득세를 제외하고 월 평균 5만2000원. 여기에 이자소득(1900원)이 더해졌다. 6개월을 결산해보니 이자를 포함한 배당소득은 총 32만2000원이었다. 같은 기간 투자금을 은행에 넣어두었다면 7만원 정도의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은행 이자보다 약 4.5배가 많은 셈이다. 연이율로 비교하면 6.5% 수준이다.
원금 조기상환을 마치면 '배당소득 원천징수 영수증'을 준다. 매달 어느 정도의 배당을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ELS도 엄연한 투자다. 위험이 따르고 위험이 커질수록 배당수익도 커진다. 위험이 적다면 그만큼 수익도 줄어든다고 보면 맞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ELS를 포함한 파생상품은 대표적인 중위험 중수익 상품 가운데 하나다”며 “최근에는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이 생기는 파생상품도 나와 있다. 상황에 맞게 관련 상품을 찾아내면 은행 이자수익의 4~5배를 얻을 수 있기도 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