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회장의 인간관계를 설명할 때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를 빼놓고 설명할 수 있을까. 최근 경영권을 놓고 전면전에 들어가면서 이 둘의 인연 혹은 악연은 더욱 깊어졌다.
김 회장과 김 대표는 각각 서울대 86, 85학번으로 20년지기 선후배 사이다. 이 둘의 첫 인연은 김 회장이 1994년 넥슨을 설립할 당시로, 그가 그래픽 분야 1인자로 꼽히는 김 대표에게 회사를 함께 설립하자고 제안하면서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를 거절하고 엔씨소프트를 설립한다. 이에 김 회장은 서울대 동기이자 KAIST 전산학 대학원을 함께 다닌 ‘천재 개발자’ 송재경 XL게임즈 대표와 함께 회사를 설립한다.
환상의 궁합을 보인 이 둘은 1996년 ‘바람의 나라’를 출시, 최고 동시접속자 14만명이라는 대박을 터트린다. 송 대표는 지난 2013년 ‘넥슨컴퓨터박물관’ 개관식에서 “(김)정주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었고 나는 놀기 좋아했다”며 “막연한 생각을 현실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여기 있는 동료들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1997년 김 회장과의 의견 차이로 엔씨소프트로 떠나고, 그 빈 자리를 서민 전 넥슨 대표가 채운다. 97년 학생 신분으로 취업을 한 그는 지난해 3월까지 넥슨 대표를 역임했다. 무려 8년간 이어진 인연이다.
서 전 대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김 대표를 한차례씩 떠났다가 되돌아왔다. 정상원 넥슨코리아 부사장은 삼성SDS에 입사한 이후 회사를 차렸다가 넥슨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처우 문제로 퇴사한 뒤 ‘땅소프트’를 차렸지만 지난해 3월 다시 넥슨으로 복귀했다.
‘메이플스토리’를 만든 것으로 유명한 이승찬 넥슨 본부장도 위젯이라는 회사를 설립하며 넥슨과 결별을 선언했지만, 넥슨이 위젯을 인수하며 다시 복귀했다.
KAIST에서 맺은 인맥도 유명하다. 특히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룸메이트였던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그 맞은편 방에는 송재경 대표가 있었다. 이외 KAIST 출신은 아니나 서울대 동문이었던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과도 교류가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