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접 공장에는 뜨거운 열정을 쏟아 부어
서로 떨어지지 않게 하려는 불꽃이 튀고 있지
벽돌 공장에는 용모 단정한 모범학생 같은
네모 반듯한 벽돌이 쌓여 있지
주물 공장에는 온갖 세파의 흔적을 다 녹여서
마음이 든든하고 내면이 단단한 물건들이 나오지
미소 공장에는 하얀 날개를 달고 연꽃 같은 미소로
우리 주위를 유영하는 천사들이 살고 있지
미소 공장의 천사들은
누구도 가지 않는 그 길을 먼저 가서
우리에게 언제나 가슴을 쭈욱 펴고
당당하게 걸어오라고 손짓하고 있지
1992년 <한국시조>신인상, 제15회 한국시조작품상수상, <역류> 동인시집 '적막을 줍는 새' '풍경인의 무늬여행' '비등점' '뿌리는 아직도 흙에 닿지 못하여' '왜가리필법' '따뜻한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