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한국 관객의 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성별, 연령대를 불문한다. 지난 2일과 9일 2주에 걸쳐 CJ CGV는 서울 CGV여의도에서 영화산업미디어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발표된 영화 산업 전반 분석을 통해 국내 영화 산업의 하드웨어를 해외와 비교하고,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살펴본다.
미국영화협회(MPAA)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한국 영화시장은 세계 7위로 급성장했다. 세계 1위 영화 시장은 104억 달러의 미국이고 다음은 중국(48억달러), 일본(20억 달러), 프랑스(18억 달러), 영국(17억 달러) 인도(17억 달러)순이었다. CGV는 수년내 한국 영화시장 규모가 세계 3위권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환경 속 국내 시장의 플랫폼은 여전히 힘에 부친다. 인구수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스크린 수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3월 기준 MPAA에 따르면, 한국은 100만명당 44개의 스크린 수를 가졌다. 아이슬란드(148개), 캐나다(143개) 체코(138개) 1~3위를 차지했다.
스크린수에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국민 1인당 매년 영화 관람 4.19회(2014년 말, 영화진흥위원회 기준)를 기록해 전세계에서 영화를 가장 많이 관람하는 나라로 부상했다. 이는 3회대를 기록하고 있는 영화 선진국 미국, 영국, 호주 등과 비교해 보면 국내 관객의 영화 사랑을 단적으로 알수 있다. 특히 외국영화, 한국영화에 대한 실질적인 관람 비율은 각각 약 50%대로 비등한 수치를 나타낸다. 비교적 편식하지 않는 국내 관객의 취향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연령과 성별로 따져도 고루 상승세를 보인다. 2015년 기준 영진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여성과 남성을 각각 15세부터 59세까지 10년 단위로 분석한 결과, 국내 관객은 연령과 성별과 무관하게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서유럽 시장은 영화 관객이 감소하고 있다. 2014년 북미 관객 수는 12.7억명, 인당관람회수는 3.7회를 기록했다. 18세와 39세의 마니아들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견인하는 미국의 경우, 극장 마니아층은 감소하고 실버 관객이 증가하고 있다.
서정 CGV 대표이사는 “한국 영화가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해서 관람객 2억명을 넘었다. 이제 한 발 더 큰 성장을 해야 하는 시기다. 고객의 관람 형태가 디지털 모바일 환경으로 인해 달라지고, 소비자들의 변화가 극심하다. 이 시점에서 고객의 변화를 공유하는 것이 영화 산업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관객을 유입하게 하는 플랫폼, 즉 극장의 영향력은 국내에서 막강하다. 2014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영화 산업의 매출은 2조 276억원이다. 매출원의 85%가 극장에서 창출됐다. 기타 부가, 해외 매출은 각각 11%, 4% 정도다. 더불어, 2014년 제작, 배급된 217편의 영화 가운데 상업영화는 총 67편이었다. 이 가운데 손익분기점(BEP)를 초과한 영화는 고작 18편에 불과했다.
하드웨어인 플랫폼과 소프트웨어인 콘텐츠가 아쉬운 상황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국내 배급사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CGV 측은 “글로벌 시장의 특성에 맞춰 해외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아시아 지역에 중점적으로 진출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