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홍콩증시 랠리에 글로벌 기업 시총 순위 지각변동...텐센트, 삼성전자 웃돌아

입력 2015-04-14 08:14 수정 2015-04-1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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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은행, 시총 JP모건·페이스북·셰브론 넘어

최근 중국과 홍콩증시의 랠리에 글로벌 기업의 시가총액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중국 2위 은행인 건설은행은 13일(현지시간) 홍콩증시에서 주가가 전일 대비 7.8% 급등해 시총이 2480억 달러(약 273조4200억원)로 치솟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건설은행의 주가는 이날까지 1개월간 25% 급등, 시총은 JP모건체이스와 페이스북, 셰브론 등 미국 대표기업들을 웃도는 수준이다.

FTSE올월드인덱스에서 건설은행 시총 순위는 15위를 차지하게 됐고 은행 가운데는 중국 경쟁은행인 공상은행과 미국 웰스파고에 이어 3위다.

중국증시보다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낮은 홍콩증시에도 본토 투자자들의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면서 두 증시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이에 두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의 시총도 급증하면서 세계 대기업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중국 대표 IT기업인 텐센트도 홍콩증시에서 주가가 1개월간 27% 올라 이날 시총이 1조5984억 홍콩달러(약 227조원)로, 아마존과 오라클은 물론 삼성전자(약 218조원)도 넘어섰다고 FT는 전했다.

홍콩증시 운영업체인 홍콩거래소 주가는 4월 들어 65% 치솟는 등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현재 홍콩거래소 시총은 440억 달러로, 글로벌 경쟁상대인 CME와 런던거래소를 합친 것보다 많다.

중국 최대 증권사 씨틱증권도 지난 1개월간 주가가 45% 올라 시총이 610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블랙스톤과 크레디트스위스(CS) 등 세계 굴지의 금융기관 시총을 압도하는 것이다.

이날도 중국과 홍콩증시는 강한 상승세를 지속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2.2% 오른 4121.71로 마감해 4100선을 돌파하며 지난 2008년 3월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지난달 수출이 전년보다 15% 감소하는 등 경제지표가 부진했으나 투자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오는 15일 발표되는 중국의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7.0%로,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투자자들은 정부의 경기부양책 확대에 베팅하고 있다. 중국 증권당국이 거래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증시 상승에 힘을 보탰다. 중국 예탁결제원 격인 중국증권등기결산공사는 이날부터 기존 1인당 1개 증권계좌 제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 20개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홍콩증시 항셍지수도 8일 연속 상승해 2만8016.34로, 2007년 말 이후 처음으로 2만8000선을 넘어섰다. 중국 규제완화로 더 많은 본토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중국은 지난 3월 말 뮤추얼펀드가 ‘후강퉁’을 통해 홍콩증시에 투자하는 것을 허용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홍콩증시는 여전히 중국증시보다 저평가됐다”며 “항셍지수가 12개월 안에 3만선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종전 전망치는 2만6800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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