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방식을 도입했냐구요. 애플 제품에 명품마케팅 전략을 접목시킨거라네요.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길게 줄을 서야 하는 고객들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있지만, 설득력이 조금 부족해요. 어차피 매장을 방문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니까요.
이 마케팅 방법은 세계적인 패션 명품브랜드 버버리에서 근무했던 리테일부문 담당자가 고안했대요. 가장 비싼 애플워치(애플워치에디션) 가격이 1만7000달러(약 1800만원)에 달한다니 금액만 봤을 때 ‘명품(비싸다는 의미로 간주)’이란 수식어가 붙을 만 하네요.
그런데 문득, 18년 전 스티브 잡스가 만든 광고 문구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가 떠올랐어요.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신념을 ‘세상을 바꾼다’라고 강조하곤 했지요. 당시 광고 속에서 ‘미친자들, 부적응자들, 반항아들(아인슈타인, 간디, 존 레넌 등)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이 세상을 바꿨기 때문이다’라는 글을 담은 이유도 애플이 존재만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길 바라는 열망을 담은 것으로 보여요.
스티브 잡스가 반바지 차림으로 직원들 앞에서 애플의 신념과 가치를 얘기하는 한 영상에서 그는 “애플의 핵심 가치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에게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게끔 하는 겁니다”라고 말해요.
스티브 잡스가 꿈꿨던 애플의 모습은 애플 기기를 통해 누구나 세상을 바꾸는 꿈을 꿀 수 있길 바라는 의미로 보여요. 엄청난 금액으로 제품 가격으로 책정하고, 특정계층이 누렸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려는 지금의 모습은 스티브 잡스의 철학과 거리가 있어 보이네요. 물론, 지금은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아닌 ‘팀쿡의 애플’이지만요.
많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우후죽순으로 전자산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세상을 바꿨다’고 표현되는 곳은 많지 않아요.
그런데 지금의 추세라면 애플이 도전과 창조의 아이콘에서 이익에 눈이 먼 ‘그저그런’ 기업이 되는 건 순식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애플이 앞으로 얼마나 많이 세상을 놀라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이야말로 이 문구를 다시 상기시킬 때가 아닌가 싶네요. ‘Think Differ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