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이 8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홈플러스의 진정성을 호소했다. 이는 신선식품의 연중 가격 할인을 선언한 이후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협력업체에 마진 축소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것이다.
도 사장은 "공정위가 어떤 부분을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서면으로 자료를 제출하고 있는 입장"이라며 "다만 3월에 발표한 500여개 신선식품에 대해서는 자체 마진을 낮춘 것으로 협력업체에 마진 축소 압력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선식품 이외에 통상 일주일 정도 진행되는 프로모션에 대해서는 원래대로 협력업체와 마진 축소 부담을 분담하는 것인데, 이런 부분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홈플러스의 가격 진정성은 1년 후 꼭 판단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도 사장은 장바구니 물가 지속적으로 인하, 중소협력사 수출지원 및 매출 향상, 사회공헌활동 확대 등에 대한 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10일 경품사기ㆍ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홈플러스가 체질개선을 선언하며, 자체 마진을 줄여 신선식품 500개의 연중 상시 10~30% 할인 등을 포함한 4대 혁신안 발표에 이은 두 번째 결과물이다.
혁신안은 △500개신선식품에 이어 1950개 가공식품 등 생필품 연중상시 10~30% 가격인하 △중소 협력회사 매출 증대 및 수출지원 △'생명 살리기 캠페인' 확대를 통한 유방암, 소아암 환자 및 가족 지원 등이 골자다. 유통업의 특성을 살려 장바구니 물가안정 및 내수촉진에 기여하고, 이 를 통해 중소 협력회사 수익 증대, 사회 기여까지 실현하겠다는 것.
우선 홈플러스는 소비자가 많이 찾는 생수ㆍ우유ㆍ화장지ㆍ커피ㆍ맥주ㆍ와인ㆍ탄산수 등 1950개의 생필품 가격을 특정 기간을 두지않고 연중 상시적으로 시세보다 10~30% 할인 판매한다. 이에 대해, 도 사장은 "홈플러스가 자체 마진(약 400억원)을 투자하는 방식이며, 이번 가격인하로 약 220개 중소 협력회사 매출이 기존 대비 30%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2일부터 홈플러스는 주요 신선식품 500가지의 가격에 대해 '연중 상시 10~30% 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할인 대상 품목은 2450개로 늘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총 1400억원의 수익을 포기해야할 것으로 자체 추산했다.
1400억원의 이익을 포기하고 가격 할인 행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도 사장은 "매출이 10조원을 넘는 회사 경영진이 단순히 순간을 넘기기 위해 행사를 거짓으로 진행하기는 어렵다"며 "만약 이 행사가 거짓이라고 1년 뒤 밝혀진다면 언제든 사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체 경영활동의 특수성 때문에 모든 가격 인하 정보를 공개하지 못하는 점을 양해바란다"며 며 "상시 가격 할인 행사가 홈플러스는 물론 고객, 협력사 모두가 상생하는 행복 생태계 조성에 일조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익 감소에 대해 대주주 테스코가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도 사장은 "행사에 대한 이해는 구하겠지만 테스코 경영진에 한국 홈플러스 행사 진행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1~2년이 지났을 때 한국 경영진의 선택이 옳았다는 점을 테스코 경영진에게 확인시켜 드리기 위해 홈플러스 경영진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홈플러스는 협력업체와의 '상생' 차원에서 중소기업의 중국 등 해외 수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우선 올해 전략적 제휴 관계인 중국 최대 유통업체 화룬그룹의 '뱅가드(China Resources Vanguard)'를 통해 55개 업체가 생산한 250개 상품의 중국 수출을 돕는다. 또 영국ㆍ말레이시아ㆍ헝가리ㆍ터키ㆍ체코ㆍ폴란드ㆍ태국 등 세계 12개 나라에서 홈플러스의 모기업인 영국계 '테스코' 매장을 통해 한국 식품전 등도 열 예정이다.
2012년부터 시작된 '생명 살리기 캠페인'도 확대한다. 이 캠페인은 고객이 특정 상품을 구매하면 캠페인 참여 협력사와 홈플러스가 '매칭' 형태로 각각 상품 매출의 1~2%를 기부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쌓인 기부금은 지금까지 소아암 환자들에게 전달됐지만 앞으로는 여성 유방암 환자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대상을 넓히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