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조만간 올해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상당폭 낮춰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물가는 전임 총재 시절 수치와의 연속성, 물가목표치 등에 대한 지나친 고민을 털어버리고 한은 사상 첫 외부출신 조사국장의 데뷔 무대와 함께 대폭 ‘현실화’ 한다는 전망이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오는 9일 ‘2015년 경제전망(수정)’과 4월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기준금리를 작년 8, 10월에 이어 올 3월에도 하향 조정한 만큼 이달에는 경제 전망치에 관심이 더 쏠려 있다.
더군다나 이 총재는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3월 기준금리 인하와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확대의 이유로 “성장과 물가가 애초 전망 경로를 ‘상당폭’ 하회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등 전망치 하향 조정에 대해 여러 차례 예고편을 때린 상황이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대에 턱걸이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1월에 3.4%로 0.5%포인트나 내렸으나 올 1분기 소비가 애초 예상보다 크게 밑돌아 추가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저유가에 소비여력이 생겼음에도 소비가 애초 전망치를 크게 하회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또 물가 전망치를 지난 1월에 내놓은 1.9%에서 1%대 초반까지 내릴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장민 첫 외부출신 조사국장이 처음으로 경제전망치를 발표하는 오는 9일에 석달 전에 내놓은 예상치보다 1%포인트 가까이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는 우선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째 0%대를 이어가는 등 기록적인 저물가 흐름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무엇보다 김중수 전임 총재 시절 때 내놓은 전망치와의 연속성, 물가안정목표제(2.5~3.5%) 등을 지나치게 고려한 것을 장 국장의 공식 데뷔와 함께 한꺼번에 털어버린다는 의도도 반영돼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물가 전망치를 이전에 더 내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장 국장은 이 총재가 끔찍이 총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가 한은 수장으로 내정됐다고 발표될 당시 장 국장과 연구실에 함께 있었던 것은 물론 이 총재는 장 국장을 한은 핵심 보직인 조사국장 자리로 러브콜을 보냈다. 이 총재는 또 최근에 통화정책 신뢰의 전제조건으로 경제전망치의 정확도를 언급, 장 국장에게 무한 신뢰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진영 기자 mi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