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경제상황의 불확실성 때문에 시장이 원하는 만큼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쉽지 않다”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관에서 경제전문가를 초청해 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에 대해 시그널이 부족했다고 시장에서는 비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3월 기준금리 인하처럼 향후에도 깜짝 금리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또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어려움을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을 인용해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옐런 연준 의장이 ‘경제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기 때문에 기준금리 전망치를 명확히 제시할 수도, 제시해서도 안된다.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리정책을 운영하겠다’라고 얘기했던데, (기준금리 시그널링을) 옐런 의장도 실토했듯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전망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 총재는 “모든 경제지표를 지속적으로 주시해 나가면서 경제전망의 정도를 높여야 저희들이 (통화정책의) 시그널을 일관성 있게 줄 수 있겠다”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은은 내달 9일 경제전망 수정치 발표를 앞두고 관련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 총재는 현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기조적으로 우리 경제는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국제유가, 미국의 금리정책 등으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불확실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극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 송의영 서강대 교수,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옥동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 수석이코노미스트, 이두원 연세대 교수 등이 자리했다.
참석자들은 수출·고용·소비 등 개선세가 전반적으로 미약한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출 증가율이 부진한데, 최근엔 세계교역증가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력이 낮아지는 등 구조적 변화도 감지된다면서 수출 추이를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용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이후 상황이 좋지만, 수요 측 요인보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노력 등 공급 측 요인에 따른 것이기에 질적 개선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소비 부진에 대해서는 인구 고령화, 심리 위축 등 구조적 요인도 크다면서 한은이 통화정책을 할 때 유의해야할 측면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