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공기업, 이젠 생산성이다]방만경영 해소넘어 생산혁신…2017년까지 2조1428억 창출

입력 2015-03-2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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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가치율ㆍ생산성 3년째 지속 하락…전문기관 컨설팅 통해 혁신계획 수립ㆍ‘생산성 기여액’ 개념 도입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자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산자부 소관 공공기관 생산성 향상 및 정상화 추진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올해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정책의 일환으로 에너지 공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본격 추진한다. 지난 2년여간 공공기관의 부채감축과 방만근절 노력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생산성 향상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독려하는 쪽으로 방향타를 잡은 것이다. 여기엔 공공기관이 자율적으로 생산성을 높여 국민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질적인 체질개선을 도모해야 한다는 개혁 요구가 깔려 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생산성 향상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윤 장관은 지난 1월 신년인사를 겸해 열린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혁신 전략회의에서 “공공기관장들에게 부채감축 및 방만경영 근절과 생산성 향상의 가시적 성과를 주문하면서 “적극적인 투자와 과감한 혁신으로 공공기관이 선도적 역할을 해달라” 당부했다.

올해 12개 에너지 공기업은 지난달 오는 2017년까지 2조1428억원 규모의 생산성 기여액을 창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달부터 본격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발전·송배전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지역난방공사·대한석탄공사·한전원자력연료 등 5곳은 설비와 관련 자재관리 효율화를 추진키로 했다. 또 자원개발을 주도해 온 한국가스공사·한국석유공사·광물자원공사는 효율적인 사업투자와 사업운영비용 절감을, 인력을 활용한 용역 수행을 담당하는 한전기술·한전KPS·한전KDN·한국가스기술공사 등 4곳은 직원 역량 강화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한국동서발전·한국남동발전 등 발전 5개사도 지난해 수립한 생산성 향상 계획을 올해 본격 추진키로 했으며, 코트라 무역보험공사 등 준정부기관형 24개 기관은 자체적으로 계획을 세워 성과를 점검하게 된다.

◇공공기관 부가가치율, 자본·노동생산성 최근 3년째 내리막 = 24일 산업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부가가치율은 지난 2011년 16.7%에서 2013년 13.4%로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자본생산성은 8.5%에서 7.0%로 떨어졌고, 직원 1인당 노동생산성(부가가치/총인원)도 3억8500만원에서 3억4200만원으로 낮아졌다.

이처럼 공공기관 생산성 향상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관리체계는 더욱 취약한 상황이다. 또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국정감사 등을 통해 감시·감독에 나섰음에도 방만경영과 비합리적인 투자 결정과 같은 비효율적인 경영 행태가 근절되지 않았다. 공공기관이 국민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관별 특성을 반영한 ‘국민 체감형 생산성 체계’ 확립이 추진된 이유다.

산업부는 지난해 3월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생산성 향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기관별로 생산성 향상을 추진토록 주문했다. 이후 한국생산성본부 등 전문기관과 함께 공공기관 체질 개선을 위한 생산성 향상 추진 방향을 마련하고 기관별로 자체적인 추진 계획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기관의 자율적인 생산성 향상 노력을 계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생산성 기여액’ 개념을 도입했다.

우선 한전·가스공사·석유공사·한수원·지역난방공사·석탄공사·광물자원공사·한전기술·한전KPS·한전KDN·원자력연료·가스기술공사 등 에너지 공공기관 12곳은 전문기관의 컨설팅을 거쳐 생산성 향상 계획을 세웠다.

이들 에너지 공기업들은 올해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자본생산성(1조1583억원), 지식생산성(3412억원), 노동생산성(2833억원) 분야에서 총 2조1428억원 규모의 생산성 기여액을 창출하기로 했다. 이 중 한수원(8546억원), 석유공사(4242억원), 가스공사(2640억원), 한전(2583억원) 등과 같이 발전·송변전 등 설비를 보유하고 있거나 해외사업 매출 규모가 큰 이들 4곳이 전체 생산성 기여액 중 84%를 차지하고 있다.

◇설비 효율화, 현장중심 인력운용, R&D 성과 제고로 생산성 ‘UP’ = 에너지 공기업 생산성 향상 추진 계획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발전송배전 설비를 갖고 있는 한전, 한수원, 지역난방공사, 석탄공사, 원자력연료 등 5곳은 설비운영과 자재관리 효율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들이 목표로 하는 생산성 기여액 1조2609억원 중 70% 가량을 차지하는 자본생산성 분야에서는 설비 효율을 높이고 자재 재고를 촘촘히 관리하기로 했다.

한전은 원가의 88%에 해당하는 전력구입비를 절감하기 위해 수요예측관리를 강화하고 한수원은 설비 이용률을 높여 생산성을 높일 계획이다. 석탄공사도 광산설비를 효율화하고 작업환경을 개선해 원가를 절감하고 원자력연료는 원전연료 관련 국산화 연구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현장 인력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한수원의 경우 현장인력 비율을 올해 66%에서 2017년 69%로 늘린다. 지식생산성의 경우는 연구개발(R&D) 성과를 높이고 자체적인 혁신활동을 강화한다.

자원개발 수행기관인 가스공사,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의 경우는 전체 생산성 기여액(7093억원)의 91%를 담당하고 있는 자본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 사업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고 해외사업 운영원가를 절감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LNG 구매(가스공사), 광구개발·탐사(석유공사), 볼레오·와이옹 등 해외광산(광물자원공사) 등 자원개발 사업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노동생산성 분야에선 자원개발 전문인력을 키우고 현장을 중심으로 인력을 운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가스공사는 사내기술자격 취득률을 지난해 31.5%에서 2017년 36.7%로 높이기로 했으며 광물자원공사는 운영사업 인력비율을 같은 기간 21%에서 35%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식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기술개발 성과물의 현장 적용 비중을 늘릴 예정이다.

인력활용 용역업무를 담당하는 한전기술, 한전KPS, 한전KDN, 가스기술공사 등 4곳은 직원 역량 강화와 기술개발 성과를 높이는 데 힘쓴다는 계획이다. 한전KDN의 경우 1인당 전문자격증 보유 개수를 지난해 2.52개에서 2017년 2.73개로 늘리는 등 전문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현장 중심의 고객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비업을 수행하는 한전KPS는 공기업 공동활용 건수를 같은 기간 270건에서 295건으로 늘리고, 가스기공은 9100만원 규모의 공기구를 통합 구매하기로 하는 등 자본생산성 분야에서도 생산성을 높여나가기로 했다.

산업부는 향후 분기마다 기관별로 생산성 향상계획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이행 상황을 관리할 계획이다. 또 올해 하반기 ‘산업부 공공기관 생산성 향상 지원을 위한 컨설팅’용역을 실시해 기관별로 미흡하거나 보완해야 할 사항을 발굴해 나가는 한편, 생산성 향상 성과보고회도 열어 성과를 공유·확산시켜 나갈 방침이다.

<용어설명> 생산성 기여액

생산성 기여액은 산업부 공공기관의 자율적인 생산성 노력의 성과를 계량적으로 측정·관리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다. 공정혁신, 기술혁신, 프로세스 혁신, 효율적 인력운영, R&D 혁신 등 생산성 혁신 활동을 통해 창출한 비용절감액 또는 매출창출액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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