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린나이코리아에 따르면 린나이의 지난해 빨래건조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0% 늘었다. 최근 황사로 인한 미세먼저, 습한 여름, 실내건조의 유해성이 대두되면서 빨래건조기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가사 노동을 최소화하려는 맞벌이 부부와 청결을 우선시 하는 아이를 둔 가정들이 빨래건조기 매출 신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하고 있다.
빨래건조기는 미국 등 선진국에선 보급률(미국 2006년 기준 81%)이 높은 편에 속하는 가전제품이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빨랫줄과 실내 건조를 선호하는 국내에선 보급률이 낮은 편이다. 이에 린나이코리아는 향후 확대될 빨래건조기 시장에 주목하고, 많은 도시가스업체들과 가스식 빨래건조기 사업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해나가고 있다. 틈새가전 측면에서 사업을 확대할 가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기업이 진출하지 못한 식품건조기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리큅도 틈새가전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경우로 꼽힌다. 최근에도 실적이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리큅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4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7% 늘었다. 또한 리큅 매출에서 70% 이상을 차지하는 식품건조기 판매량도 증가했다. 지난해 판매량이 약 50만대로, 전년 대비 28.2% 늘었다.
리큅 관계자는 “식품건조기의 경우 ‘웰빙 트렌드’를 타고 인기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특히 최근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 문제로 밖에서 말리는 전통적인 건조가 어려워지면서 깨끗하게 식재료를 말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침구살균청소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연 중소기업 레이캅코리아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둬들이며 침구청소기 한류를 이끌고 있다.
이 같이 많은 중소ㆍ중견기업들이 대기업을 피해 틈새가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들이 중소기업 텃밭이었던 틈새가전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어 업계의 고심이 큰 상황이다. 이미 중소기업들이 틈새가전으로도 수익을 내는 사례를 보고 속속 시장에 진출해도 되겠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부터 제습기, 침구청소기 등의 제품에서 대기업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생활가전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을 피해서 생존하기 위해 틈새가전시장의 길을 개척했지만 대기업들이 이미 힘들게 닦아놓은 길을 무임승차하는 꼴”이라며 “많은 생활가전 중소기업들이 살기 위해선 대기업들과 어느 정도 생존 영역을 따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