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문재인 은근한 ‘외교대결’

입력 2015-03-13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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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찰스 존 헤이 신임 주한 영국대사와 클레어 펀리 신임 주한 뉴질랜드 대사를 잇따라 접견했다. 공교롭게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를 면담해 양당 대표가 외교 대결을 벌이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중국과 미국을 포함한 각국 외교사절들과 꾸준히 만나 국내외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등 외교적 역할에도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연말에는 중국을 직접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접견한 바 있다.

이날 접견에선 특히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사건이 화제에 올랐다. 김 대표가 먼저 "리퍼트 대사 사건으로 많이 놀라지 않았냐, (리퍼트 대사에게) 매우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운을 떼자, 헤이 대사는 "매우 충격적이었다"면서 "서울과 같이 이렇게 안전한 도시에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대표는 이어 "우리나라는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종북 과격분자 때문에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런 일이 발생해서 안타깝고 대사님의 안전이 위협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대사님은 그 나라를 대표하시는 분이니 중요 요인이시고, 요청하시면 경호를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헤이 대사는 "현대 사회에서 그런 위험은 어느 곳에나 도사리고 있는데 사건 이후에 한국 정부에서 더욱더 보안에 신경을 써주겠다고 해서 매우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어진 펀리 대사와의 만남에선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전략동맹 및 인적교류 강화 방안 등 양국의 주요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대표는 "뉴질랜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이 된 것을 축하한다"면서 "국제 외교 무대에서 한국을 많이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고, 펀리 대사도 "유엔안보리 사안 중에서 한국의 관심사에 대해서 저희에게 말씀을 해달라, 필요한 경우 서로 지원하고 협력하자"고 화답했다.

펀리 대사는 특히 "FTA 정식서명이 3월 안에 있을 예정인데 물론 양국 의회의 비준이 남지만, 올해 안에 발효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대표 회의실에서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를 면담했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중국은 6자회담의 당사국이자 동북아 평화를 만들어갈 파트너"라며 "오늘 만남이 한중관계 뿐 아니라 중국 공산당과 새정치연합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한중 FTA 등의 노력과 함께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도 이른 시일 내에 재개해야 한다"며 "중국 정부의 주도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한중 수교가 이뤄진 1992년 부산 변호사회와 상해 변호사회의 자매결연 조인식을 위해 중국에 방문한 바 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추 대사는 "문 대표의 당선을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넨 뒤 "양국 관계가 빠르게 발전하는 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력이 있었다.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민주당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추 대사는 특히 "한중관계가 더 높은 수준으로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공산당은 (새정치연합과의) 대화 강화를 추진하겠다. 중국 공산당은 문 대표가 방문하면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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