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배우 김상경입니다. 오는 12일 개봉을 앞둔 영화 ‘살인의뢰’에서 형사 태수 역을 맡았습니다. 형사 연기는 영화 ‘살인의 추억’, ‘몽타주’에 이어 세 번째인데요. 이번엔 피해자도 되기 때문에 소회가 남다릅니다.
극중 살인마에 의해 여동생을 잃은 뒤 3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인물의 내적 변화를 부각시키기 위해 저는 10kg를 감량했지요. 크랭크인하기 전부터 살을 빼놓은 게 아니라, 10일 만에 다이어트를 한 것인데요. 제 기본 체중 85㎏에서 3㎏를 찌웠습니다. 일부러 촬영이 끝나면 볶음밥을 먹고 자니까 늘 체기가 있을 정도더라고요. 지나가던 스태프가 몰라볼 정도로 외모가 변했습니다. 이후엔 죽자 살자 적게 먹으면서 운동했고, 5일 만에 몸무게 7㎏을 뺐습니다.
이는 ‘살인의뢰’에 출연을 결심하면서 배우로서 탐나는 도전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면모를 보여드릴 수 있기 때문이죠. 한편 이번 경험을 통해 앞으로는 너무 짧은 시간 안에 육체를 혹사시키는 일은 하지 말아야 되겠다는 점도 깨달았답니다.
저는 지난달 막 내린 KBS 2TV ‘가족끼리 왜 이래’를 통해 시청자 여러분과 만나기도 했습니다. 주말드라마를 해보고 싶던 차에 기회가 됐지만, 본의 아니게 영화와 한 달 내외 촬영 기간이 겹쳤습니다. 데뷔 이후 거의 겹치기 촬영을 피하려고 하는데, 이번만큼은 양해를 구해 진행할 수 있었지요.
사실 ‘가족끼리 왜 이래’의 재벌 2세 태주와 ‘살인의뢰’ 속 피해자 가족인 태수는 완전히 대조되는 인물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연기하는 저로서는 크게 정신적 도움을 받았어요. 사실 과거만 해도 TV드라마와 스크린을 오가는 배우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런 기준을 두는 게 싫었어요. 살인의 추억’에 이어 MBC ‘베스트 극장’에 출연했지요. 나다운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필모그래피도 마찬가지에요.
최근 누군가 제게 ‘경쟁자가 누구인가’라고 묻더라고요. 저는 그냥 말할 사람이 없어 브래드 피트라고 답했습니다. 영화 ‘퓨리’를 봤는데, 50대인 브래드 피트의 몸매가 환상적이더라고요. 사실 저는 그런 식의 배우가 아닙니다. 제가 바라는 배우 역시 식스팩을 가진 것도 아니지요. 일반 관객들의 옆에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옆집 삼촌, 형처럼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