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정이 늦어지고 있다. 당초 지난 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열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차기 회장 선출이 다음 달로 넘어갈 수도 있어 경영공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 이사회는 임종룡 전 회장(금융위원장 내정자)의 후임 인선을 위한 회추위 구성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임 전 회장이 지난달 17일 금융위원장에 내정된 후 3주가 지났지만, 아직 회추위 구성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회추위 구성과 관련한 논의는 없다”며“임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청와대 임명 절차가 끝난 이후에나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달 13일 이사회에서 회추위 구성을 논의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회추위 구성과 관련한 내용은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회추위 구성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 농협금융은 후보군 풀(Pool)을 갖고 차기 회장 인선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농협금융은 회추위 구성과 상관없이 현재 외부 서치펌(Search Firm)에 후보군을 추리는 작업을 의뢰한 상태다. 금융업 뿐만 아니라 사회 전 분야에 걸쳐 50~60명의 후보군을 뽑을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임 전 회장의 성과가 큰 만큼 새 회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게 회장 후보 선정이 늦어지는 이유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임 전 회장이 20개월 가량 회장을 역임하면서 농협금융의 경쟁력을 키운 만큼 눈높이가 높아져 적합한 인물을 찾는데 시간이 소요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도 “임 회장보다 더 뛰어난 인물이 농협금융을 맡아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외부출신 후보로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낸 허경욱 전 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이순우 전 우리은행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이종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등이 거론되고있다.
내부출신 후보로는 김주하 농협은행장이 유력 후보로 부각하고 있는 가운데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이경섭 농협금융 부사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