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이 넘는 역사를 거친 미국 대표 권위지 ‘뉴욕 타임스’에 위기가 찾아왔다. 상대는 창간한 지 채 10년도 되지 않은 ‘허핑턴포스트’. 허핑턴포스트는 SNS를 기반으로 독자들이 직접 기사를 생산하고 정보를 소비하는 이른바 소셜 저널리즘이다. 2012년엔 뉴욕타임스를 누르고 홈페이지 방문자수 1위를 기록, 퓰리처상까지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허핑턴포스트의 뉴스 전파력이 뉴욕타임스의 10배라는 연구 결과까지 나왔을 정도다. 단기간에, 그것도 폭발적인 속도로 허핑턴포스트가 뉴욕타임스를 앞지를 수 있었던 요인은 지난해 뉴욕타임스에서 발간한 혁신보고서에 담겨 있었다. 이젠 기사를 내보냈다고 끝난 것이 아니라, 그 기사의 공유와 재생산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모바일’ 환경에서 더욱 극대화된다. 스마트폰과 LTE 이동통신의 대중화가 맞물려 언제, 어디서나 콘텐츠를 이용하는 웹 기반의 소비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뉴스 외에도 웹툰, 웹드라마 등의 문화 콘텐츠 소비 및 유통 플랫폼이 모바일 웹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의 한국·러시아 경기에서도 네이버를 통해 시청한 이용자만 250만명에 육박했고, 이 중 모바일 접속자(78%)가 PC 접속자(22%)보다 3배 이상 많았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온라인 쇼핑 현황을 살펴봐도 모바일 쇼핑 거래액 비중이 4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마케팅 산업뿐 아니라 미디어 산업에서도 모바일 전략 수립이 절실해졌음을 시사하고 있다.
여기서 유념해야 할 점은, 모바일 콘텐츠 전략이 트위터의 ‘리트윗’이나 페이스북의 ‘좋아요’ 횟수를 파악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용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한 후엔 적절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발적인 확산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이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트렌드를 파악하고, 소통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즉각적인 반응이 도출되는 모바일 환경에서 이용자의 선택은 더욱 냉엄할 수밖에 없다. 이용자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 미디어 산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지금, 당장의 결과보다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