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국내 의약품 수출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회사들이 수출 시장을 기존 신흥국 중심에서 중동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5일 보건복지부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이 지난 3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지 제약사인 SPC와 약 20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JW홀딩스는 SPC와 1억5000만 달러(1643억원 가량) 규모의 수액제 공장을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 건설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공장이 건설되는 동안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액제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 공장에서 수액제 생산이 시작되면 향후 10년 동안 매출에 따른 로열티를 추가로 받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연간 5000만개 가량의 수액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프레지니우스카비·박스터 등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비씨월드제약은 진통제·고혈압제제·결핵치료제 등을 기술이전하고, 완제의약품을 SPC를 통해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별도로 보령제약과 종근당도 각각 항암제 8개와 4개 품목에 대한 기술이전 및 수출 MOU를 SPC와 체결하고, 향후 제약 플랜트 또는 의약품 수출에 관한 세부 협상을 진행키로 했다. 이 두 회사 모두 중동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정부 지원 이외에도 개별 제약사들의 중동 진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안국약품은 최근 이란 제약사 쿠샨 파메드와 진해거담제 ‘시네츄라시럽’의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안국약품은 향후 2년 이내 제품 발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5년간 약 3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일제약도 지난해말 이란 의약품공급업체와 900만 달러 상당의 의약품 수출 계약을 맺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이후 국내 의약품 수출액은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해 수출액은 17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2%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150여 개 수출국 중 상위 6개국의 비중은 48%로, 중국·베트남·터키·브라질·파키스탄 등 신흥국 비중이 높았다. 또 지난 1월 수출액은 1억4273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증가, 3개월 만에 다시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사우디를 통해 중동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중동국가들의 경제수준이 높을 뿐만 아니라 시장 잠재력 또한 크기 때문에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