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영 작가는 깍쟁이 같아요.” 이하나의 말에 따르면, 오드리 햅번을 똑 닮은 까만 눈망울이 한번 깜빡였다. 배우 김혜자다.
‘국민 어머니’라는 수식어가 가장 어울리는 그녀가 25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로 돌아왔다. 약 7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한 김혜자는 김인영 작가의 극본에 푹 빠져 지내는 눈치다.
“소설을 읽을 때, 행간을 읽는다고 하잖아요. 김 작가의 극본이 그래요. 좋은 점은 자세히 쓰지 않다는 거에요. 배우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연구할 게 아주 많답니다.” 김혜자는 “배우의 역량만큼 표현할 수 있다. 무뚝뚝하게 썼다”고 덧붙였다.
극중 김혜자는 재야의 요리선생으로, 바람 난 남편을 떠나보내고 딸 셋을 홀로 키운 강순옥 역을 맡았다. 채시라가 존경을 표한 대로, 출연진 중 누구보다 열심히 작품 분석을 해온 김혜자다. 그녀는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 깊은 몰입과 함께 공감 포인트를 전했다.
“여자한테 남편의 외도는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에요. 여자는 아마 쇠망치로 얻어맞은 기분일거에요. 그럼에도 씩씩하게 살아나가죠. 이에 (여성) 시청자들의 생각은 어떨지 같이 생각하게 될 거에요.”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에 이어 가족을 그린 작품에 연달아 출연한다. 최근 변화의 계기를 연극 무대에서 찾았다고 고백한다.
“연극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하면서 눈을 돌리게 됐어요. 제가 연기를 하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중요해졌죠. ‘과연 배우로서 제 역할이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