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3월20일 이사진 선임 놓고 녹십자와 표대결

입력 2015-02-2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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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주주제안대로 정기 주총 안건 상정

일동제약이 26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3월20일 오전 10시 본사 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 일동제약이 녹십자의 주주제안대로 안건을 상정하면서 두 회사는 이사진 선임을 두고 정기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일동제약에 따르면 사내이사 후보로 이정치 현 회장, 사외이사 후보로 서창록 교수와 허재회씨가 있다. 감사 선임의 경우 상근감사 후보로 이상윤씨, 비상근감사 후보로 김찬섭씨가 올라왔다.

이중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허재회씨와 비상근감사 후보로 추천된 김찬섭씨는 녹십자가 일동제약에 주주제안한 인물이다. 허재회씨는 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으며, 현재 송암메디칼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또 김찬섭씨는 현재 녹십자셀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앞서 녹십자는 지난 6일 다음달로 임기가 만료되는 일동제약 이사진 3명 중 감사와 사외이사 등 2명을 자신들이 추천하는 이사로 선임하겠다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일동제약에 발송한 바 있다.

일동제약 측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적대적인 M&A(인수합병)가 아니라는 보다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입장과 조치를 요구한다”며 녹십자에 답변을 요구했었다.

녹십자 측은 일동제약에 발송한 주주제안서에 담긴 이사진 선임 요구는 “주주로서 정당한 권리행사일 뿐, 적대적 M&A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일동제약은 녹십자가 적대적 M&A의 의도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고, 원론적인 답변으로만 일관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녹십자와 허일섭 회장에게 다시 한 번 직접적인 대답을 얻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결국 일동제약이 녹십자의 주주제안을 받아들여 정기 주총 안건을 상정한 만큼 오는 3월20일 이를 두고 표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최대주주인 일동제약 측(지분율 32.52%)과 2대 주주인 녹십자 측(29.36%)의 지분 차이는 3.16%P에 불과하다. 특히 일동후디스가 보유한 일동제약 지분 1.36%는 상호출자로 인해 의결권이 제한돼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1.8%P 차이로 줄어들게 된다.

먼저 일동제약 사외이사 선임건은 참석주주 의결권의 과반수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최대주주인 일동제약 측과 2대 주주인 녹십자 측 모두 일동제약 지분 25% 이상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참석주주의 표의 향방에 따라 녹십자가 추천한 인물로 사외이사가 교체될지 말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피델리티 측과 기타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누구에게로 향하는지가 관건이다.

감사 선임건은 현재로서는 녹십자가 다소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법상 감사 선임시 최대주주 및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한 ‘3% 초과 의결권 제한’ 때문이다.

일동제약의 경우 최대주주인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의 개인회사인 씨엠제이씨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17인은 1인 주주로 간주돼 32.5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3%의 의결권밖에 행사하지 못한다.

그러나 2대 주주인 녹십자 측은 27.49%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녹십자만 3% 초과 의결권 제한을 받는다. 이에 따라 녹십자홀딩스(0.88%)와 녹십자셀(0.99%)의 지분은 감사 선임에 있어서 그대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녹십자 측이 일동제약 측보다 1.87%P 만큼 앞서게 된다. 물론 캐스팅보트로서 피델리티 측의 표심이 누구에게로 향할 지도 감사 선임에 있어서 관건이다.

(사진=이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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