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카트 안에 담긴 물품은 제각각 다른 브랜드의 제품이지만, 그 분야 1등 브랜드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유독 트렌드에 민감해 구매 성향이 자주 바뀌는 국내 소비자들이 1등 브랜드만 꾸준히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브랜드 파워에 기인한다. 소비자들은 1등 ‘브랜드 파워’에 무한 신뢰를 보인다. 기업들이 잘 키운 브랜드 하나가 수십조원의 자산가치를 지니고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각 업체들은 1등 브랜드를 만들고, 1등 자리를 지키기 위해 무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1973년에 설립돼 현재까지 두유 시장 점유율 1위(45%) 자리를 수성하고 있는 정식품은 한우물만 팠다. 지난해 12월 말까지 ‘베지밀’의 누계 매출량은 약 130억개 이상으로 이는 베지밀(팩 기준)을 일렬로 늘어놓았을 경우 지구를 약 34바퀴나 돌 수 있는 양이다.
달라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춰나가는 작업도 병행된다. 커피전문점에서 맛볼 수 있었던 그린티 라떼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베지밀 그린티 두유라떼’와 진짜 바나나 과즙을 넣어 달콤함을 더한 ‘베지밀 입안 가득 바나나 두유’가 그 예다. 소비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는 노력도 눈에 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무첨가 제품에 대한 요구가 커지자 콩 이외에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두유액 100%의 ‘베지밀 무첨가 두유’를 출시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농심을 대표하는 브랜드로는 단연 ‘신라면’이다. 신라면은 1986년 출시되자마자 가파른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며 ‘국민 라면’으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출시 첫해 석 달 동안 30억원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시작으로 이듬해인 1987년에는 무려 180억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올렸다. 부동의 1위 제품인 신라면의 국내 누적판매량(지난해 말 기준) 약 240억개다. 최근에는 신라면의 매울 ‘신(辛)’자의 크기를 키우면서 맛도 구수한 느낌으로 개선했다.
지난해 출시 40주년을 맞은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가공우유 브랜드다. 하루 평균 80만개가 팔리며 바나나우유 시장에서 점유율이 80%에 달한다. 최근에는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젊은층을 겨냥, 지방 함량을 가공우유의 절반 이하인 1.5%로 낮춘 ‘바나나맛 우유 라이트’를 시장에 선보였다. 또 SNS를 통한 용기 디자인 공모전을 진행하고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참여형 마케팅에 열을 올리며 젊은층 소비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반값 홍삼이 무수히 쏟아지고 있지만, 정관장의 위상은 끄떡없다. 정관장은 국내에서 최초로 홍삼 상용화에 나섰고, 홍삼 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설 명절 기간에도 한 온라인쇼핑몰에서 정관장 제품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가까이 증가했다. 또 반값 커피의 경쟁 속에서도 동서식품의 맥심 브랜드는 점유율 80%를 차지하며 1위를 굳건히 하고 있으며, 후발업체들의 맹추격에도 삼다수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과 품질 이외에도 브랜드 자체를 고려하는 소비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며 “끊임없는 노력으로 1등 자리에 오른 브랜드들은 또 다시 끊임없는 변화의 노력을 기울여 1위를 지키며 장수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