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서 민간인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하며 경찰의 허술한 총기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25일 오전 세종시 장군면 금암리의 한 편의점에서 총기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숨졌다. 피의자 강모(50)씨의 살해 도구는 이탈리아 베레타 엽총 등 2정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범행에 앞서 충남 공주경찰서 신관지구대에 보관된 엽총 2정을 수령했다. 강씨는 별다른 절차 없이 신고서에 '수렵'이라는 두 글자만 적고 쉽게 총기를 건네받았다.
해당 지구대 관계자는 "2월 말까지 수렵 기간이므로 강씨에게 총기를 반출한 것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11월부터 2월에는 1종 수렵면허와 수렵강습 이수증, 총포소지신체검사서 등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총기를 수령할 수 있다.
하지만 강씨처럼 수렵을 목적으로 총기를 수령해 인명피해를 일으킨 사건은 해마다 있다. 대표적인 것이 파주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사건이다. 당시 피의자 손모(64)씨는 범행 2시간 전 서울 성동경찰서 한양지구대에 엽총 반출 신고를 했다. 충북 영동으로 수렵을 간다는 이유였다. 총기를 건네받은 손씨는 즉시 파주시 적성면 장현리의 한 농장을 찾아 전 동거녀를 포함해 2명을 살해하고 1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이듬해 충남 서산에서도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 성모(34)씨 역시 범행 직전 충남 당진경찰서 중앙지구대에 수렵한다는 내용의 간단한 신고서만 작성한 뒤 총을 건네받았다. 성씨는 그 길로 서산시 수석동 농공단지 내 한 공장으로 달려가 전 직장 동료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1명을 살해하고 2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이처럼 매년 벌어지는 총기 사건에 비해 허술한 경찰의 총기관리는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일각에서는 '총기수령 후 실시간 연락체계 구축', '총기수령 시 인성검사 시행' 등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