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진드기에 물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를 돌보던 대학병원의 의사와 간호사 4명이 이 바이러스에 2차 감염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보건당국이 이 사실을 감추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SFTS로 사망한 환자와 접촉했던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일부가 발열과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여 혈청검사를 진행, 4명의 의료진이 SFTS 바이러스에 2차 감염됐다.
지난 2012~2013년 중국에서 사람간 감염 사례가 확인된 적 있지만 국내에서 2차 감염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당국이 2013년과 지난해 의료기관에 배포한 SFTS 참고자료에는 "환자 혈액 및 체액의 직접적 접촉에 따른 전파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의료진은 병원감염관리지침상의 접촉성 감염 예방 원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주의사항에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며 진드기 피해를 피하는 법만 강조할 뿐 2차 감염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해당 의료진의 감염사례는 인지하고 있었으나 PCR(중합효소 연쇄 반응) 검사에서는 음성으로 나와 SFTS 확진사례로는 포함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학문적으로 SFTS로 볼 가능성은 있어 논란이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3년 국내에 SFTS가 '살인진드기 바이러스'로까지 불리며 공포감이 확산되자 정부가 이 상황을 잠재우기 위해 위험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SFTS는 2013년 국내에서 환자가 처음 확인된 이후 그 해에 36명이 확진받았고 이 가운데 17명이 사망했다. 2014년은 아직 통계작업이 끝나지 않았으나 2013년보다 확진 환자가 10명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건당국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