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을 거듭하는 배우, 지창욱. 그의 성장은 예견됐던 일이다. KBS 2TV 월화드라마 ‘힐러’에서 어리바리한 연예부 기자 박봉수와 밤심부름꾼 서정후 등 각기 다른 성격의 캐릭터를 소화한 배우 지창욱을 17일 인터뷰했다.
지창욱은 MBC 드라마 ‘기황후’에 이어 ‘힐러’를 통해 강렬한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며 작품의 최대 수혜자로 꼽혔다. 이 점에 대해 묻자, 그는 겸손함을 내비쳤다.
“부끄럽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고요. 동료들한테 미안하기도 해요. 어떤 배우가 작품을 이끌어갈 수 있나 물어본다면, 저는 ‘절대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할 거예요.”
박민영 외 유지태, 박상원, 도지원 등 선배 연기자와 호흡 맞춘 ‘힐러’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그다. 부담감도 만만치 않았을 테다. 이는 현장에 임하는 태도로 현명하게 풀어냈다.
“드라마는 떨어지는 시청률을 보면서 작업하잖아요. 물론, 현장 분위기가 안 좋아질 때도 있고, 힘이 빠질 때도 있는 것도 사실이에요. 배우의 역할은 어때야 하는가를 생각해볼 때, 배우가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맞다고 봐요. 장난도 많이 치고, 웃고 까불면서 말이죠.”
로맨스와 스릴러 액션의 적절한 가미, 개성이 두드러진 캐릭터 등에도 불구하고, 평균 7%~8%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힐러’는 동시간대 월화극 2위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마감했다. 타이틀롤을 맡은 지창욱은 기계적인 일부 평가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누군가는 ‘시청률 몇 프로, 저조했던 드라마네’라고 말할 수 있지만, 단순히 시청률이 다가 아닐 거에요. 과연 시청률이 다일까란 생각이 드는 거죠. 시청률이 안 나오는 작품이 있을지라도, 수많은 사람이 모여 고생한 작업에 대한 의미까지 없다고 보면 화가 나는 일일 것 같아요.”
앞서 ‘웃어라 동해야’, ‘무사 백동수’ 등 일일극, 사극 등 꽤 갖은 작품 경력을 지닌 그는 작품 제작의 본바탕이 되는 협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50명~60명의 스태프가 계속 뭔가를 하고 있고, 현장 밖에는 작가, 보조작가, 제작사, 관계자들이 함께 하고 있지요. 또, 현장에선 수많은 선배들이 함께 호흡하고 있고요. 드라마라는 작업 자체를 혼자 이끌어 갈 수 없을 거예요. 다만 어떤 한 인물이 돋보일 순 있겠지요. 그걸 만들어내기 위해선 수많은 사람이 받쳐줘야 하고요.”
지창욱은 “돋보이는 사람은 많은 사람에게 감사해야 한다. 이는 행복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힐러’ 속 그의 연기 호평은 안팎으로 최선을 다하는 태도 덕택이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 연구와 현장을 위한 마음가짐을 따로 떼어놨다. 그만큼 준비가 확실하다는 반증이다.
“어느 순간부터 배운다는 건 없어지기 시작했어요. 안 배운다는 건 아니지만, 현장에서 굳이 배우는 건 아녜요. 사람들과 술 한 잔 하기도 하고, 관계를 쌓아가는 일 자체가 너무나 의미 있는 시간이지요. 애쓰지 않더라도 보고 느끼면, 캐릭터에 대해 표현이 더 잘되더라고요.”
어느 샌가 현장의 자연스러움을 몸에 익힌 그다. 지창욱은 “물론, 캐릭터에 대해 표현이 잘 될까, 어떻게 해야 더 좋은 작품이 될까 항상 고민한다. ‘기황후’는 물론, ‘힐러’ 때도 대본을 굉장히 많이 보려고 노력했다. 대본을 많이 보다보면, 정말 중요한 것이 하나하나씩 나온다. 어떻게 보면 놓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방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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