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이론이 기업들의 수익구조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다는 장 티롤 교수가 201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 2013년 기준으로 블룸버그통신이 발표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BI)에 의하면 ‘유니클로’의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가 209억 달러로 일본 1위에 올랐으며, 유럽에서는 패션 브랜드 ‘자라’를 소유한 스페인 인디텍스의 아만시오 오르테가 회장(664억 달러)이 차지했다. 자라는 지속적인 제품라인 업데이트로 혁신의 플랫폼으로 성공하고 있다, 자라의 혁신 플랫폼 속에서 업데이트 생태계가 커가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는 섬유산업을 기능성산업으로 바꾸어 기발함의 플랫폼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플랫폼은 소유경제를 공유경제로 만들고 열린 생태계를 진화시키고 있다. ‘에어비엔비’는 힐튼 호텔보다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플랫폼은 메가시너지를 만들어내는 비즈니스 공간이 되고 있다.
여러분은 플랫폼을 만들어가는 플랫포머(총무)인가, ‘나홀로’ 회장인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다. 초기 산업사회나 농업시대에서는 엔클로저 운동처럼 문을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이 높은 효율성을 가졌다. 거래비용이 비쌌고 원맨쇼가 가능할 만큼 가치사슬이 단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홀로 경영이 가능했다. 엔클로저처럼 담을 쌓고 문을 만들어 내부 생산성 경쟁에만 전념하도록 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가치사슬을 나홀로 관리하기에는 너무 복잡해지고 있다. 한 대의 스마트폰에 8000여개의 특허가 투입되고 한 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6만여개의 특허가 투입된다. 혼자 힘으로 수많은 특허와 창조를 담당하기는 불가능한 세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협업 없이는 하나의 제품도 만들어내기 어렵다. 플랫폼이란 다수의 프로슈머들이 거래 상대방을 찾을 수 있도록 상호 연결해주는 장이지만 협력과 시너지를 담아내지 못하고서는 의미가 없다. 상대방을 만족시키기 위한 서로의 노력들이 열린 혁신으로 일어나야 한다. 열린혁신의 과정에서 수많은 생태계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협업하면 시너지가 만들어진다. 이것이 플랫폼 경쟁력이다.
과거에는 열린 플랫폼보다 닫힌 농장이 효율적인 것처럼 보였다. 높은 기업간 거래비용과 물리적 공간비용 때문이었다. 엔클로저운동이다. 이때는 소수의 지주가 모든 자원을 내부화하는 닫힌 조직구조를 만들었다. 그러나 IT가 거래비용 혁명을 일으키고 사이버공간을 만들면서 플랫폼의 비즈니스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이버공간이 만들어지면서 물리적 공간확보 없이도 비즈니스가 가능해지고 있다. 이제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국가사회 인프라였던 플랫폼이 저렴한 운영비용의 사적 비즈니스 플랫폼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시대를 설명하는 경제학 이론으로서 거래비용 이론도 점차 플랫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1991년 로널드 코스나 2009년 윌리암슨이 거래비용 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면, 플랫폼 기반이론의 장 티롤이 201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거래비용은 세상이 왜 피라미드형 조직구조로 나누어 질 수밖에 없는가를 설명했다면, 플랫폼이론은 세상이 왜 수평적 조직구조로 갈 수밖에 없는가를 설명해준다.
플랫폼이란 생태계들을 위해 판을 까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판이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신명나는 판소리 판을 만들어가는 플랫폼총무가 있어야 한다. 플랫폼은 핵심고객들의 깊은 욕구를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의류를 기능성으로 만드는 솔루션에 성공한 유니클로를 보라. 히트텍을 사기 위해 고객들은 유니클로 플랫폼 앞에 줄서고 있다, 솔루션을 나홀로가 아니라 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찾고자 한 덕분이다. 닫힌 엔클로저 농장은 결국 지주와 농업자본가만 키우고 농업노동자를 양산하고 농가를 황폐화시키고 말았다. 이곳에는 사람을 창조성과 생태계로 활용하기보다 단기적 노동력의 수단으로만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제 비즈니스의 세계는 나홀로 시대에서 플랫폼의 시대로 이행하고 있다. 엔클로저처럼 산울타리나 돌담을 쌓아가는 닫힌 사고에서 길을 만들고 생태계를 만드는 열린 플랫폼의 총무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