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실리콘밸리 기업에 대한 유럽의 규제에 발끈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IT전문매체 리코드(Re/Code)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관리들이 실리콘밸리 기업을 부당하게 규제하고 있으며 이는 일종의 ‘보호주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이 구글과 페이스북을 조사하는 것은 더 좋은 미국 회사와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 지역 IT기업을 도우려는 상업적 이익에서 비롯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이 인터넷을 창조하고 확대하고 유럽 기업들이 경쟁할 수 없을 정도로 완성시켰다”며 실리콘밸리에 대한 자부심을 보이고 나서 “종종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상업적 이익을 때때로 만들어내려 한다”고 꼬집었다. 한 마디로 유럽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 상대가 안 되니까 억지로 유럽연합(EU)이 억지 규제를 쓴다고 비난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원색적 비난에 유럽도 크게 반발했다. EU집행위원회(EC) 대변인은 “규제가 오직 우리 기업만을 보호하고 있다는 주장은 관점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이런 규제는 비EU 기업들이 우리 시장에 더 쉽게 진입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미국 기업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구글이 특히 유럽의 집중적인 타깃이 됐다고 FT는 전했다. EU는 5년째 구글에 반독점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달 초 EU는 구글이 새 ‘잊혀질 권리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며 법적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유럽의회는 구글 분사를 지지하기도 했다. 유럽의회 표결은 상징적인 조치지만 EC로 하여금 구글에 더 강한 조치를 취하라고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은 택시앱 우버 사용금지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또 EU는 미국 IT기업들이 세금 회피 전략을 쓰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아일랜드 정부는 EU의 압력에 못 이겨 이른바 ‘더블 아이리시(double Irish)’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더블 아이리시’는 다국적 기업들이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에 자회사를 세워 유럽 다른 국가에서 얻은 수익을 컨설팅료, 로열티 등의 명목으로 자회사에 몰아주는 것을 뜻한다. 아일랜드 세법상 이렇게 하려면 두 개의 법인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더블 아이리시’라는 말이 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