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가 올해 안에 분사 예정인 산하 인터넷 결제사업 부문인 페이팔에 현금 50억달러(약 5조5260억원)를 선물로 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밥 스완슨 이베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골드만삭스가 주최한 기술 인터넷 회의에서 “이베이에서 조만간 분사될 페이팔은 원활하게 독립하기 위해 50억달러 가량의 자금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WSJ은 이 발언으로 미루어 페이팔이 이베이로부터 상당한 규모의 현금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시점에 이베이의 현금 · 현금 등가물 보유액은 63억달러였다.
페이팔의 지난해 수익 성장률은 19%로 이베이의 핵심인 마켓플레이스사업(인터넷쇼핑몰 · 경매 사업) 성장의 3배 이상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이팔이 왜 50억달러 규모의 현금이 필요한 지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WSJ는 지적했다.
현재 이베이는 페이팔을 연내에 분사할 계획으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분사화하면 이베이와 페이팔은 별개의 기업이 된다. 이베이는 또한 산하 이베이엔터프라이즈 사업도 매각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타사의 전자상거래 전략 및 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스완 CFO는 “이베이가 데빈 웨니그 차기 CEO 지휘 하에서 작아지지만 마켓플레이스 사업에 한층 더 집중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베이는 그동안 존 도나호 현 CEO의 지휘 하에서 모든 것을 총망라한 마켓플레이스 기업을 목표로 고가와 저가를 아우루며 고객을 유치해왔다. 그러나 웨니그 차기 CEO는 고가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을 겨냥한 전략을 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배달 시간이 걸리더라도 저렴한 제품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스완 CFO는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