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운 겨울도 이제 끝을 향하고 있다. 여전히 아침 저녁은 춥지만 입춘이 지나면서 정오의 햇살이 겨울의 그것과 사뭇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겸 여행을 떠나려는 이들에게 추천할만한 국내 여행지는 단연 울진이다. 특히 늦겨울에서 초봄 사이의 울진은 자연 속에서 봄기운을 느끼고 식도락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여행지다.
그 중에서도 울진군 후포항은 매년 이맘때면 대게를 먹으러 전국 각지에서 여행객들이 몰리는 관광명소다. 최근 SBS ‘자기야-백년손님' 프로그램에 등장한 '후포리 남서방처갓집'이 이슈가 되면서 더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발의 생김새가 대나무처럼 마디가 있고 길어서 이름 붙여진 ‘대게’는 필수아미노산과 핵산이 풍부한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11월부터 5월이 수확철이다. 그 중에서도 1월 말부터 초봄 즈음에 잡힌 대게는 가장 살이 통통하게 올라 그 맛이 일품이다. 특히 대게는 껍질이 얇고 살이 많아 남녀노소 불문하고 좋아하는 식재료로 값이 비싸 평소에는 먹기 힘든 귀한 음식으로 꼽힌다.
2월 말부터 맛이 절정으로 오른 대게를 울진군 후포항에서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울진군은 매년 2월 말이면 울진의 자랑이 대게축제를 연다.
올해 진행되는 ‘2015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는 2월 27일부터 3월 1일까지 3일간 후포항 한마음 광장에서 진행되며 후포항 부근에 설치된 다양한 부스에서 붉은대게 음식 무료 시식, 붉은대게 요리 시연, 게살 김밥 만들기, 게살 비빔밥 맛보기 등의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질 예정이다.
배를 채웠으니 이젠 눈요기를 하러 떠날 차례다. 푸른 동해 바다를 보며 드라이브를 할 수 있는 즐거움 역시 울진에서 누릴 수 있는 여유 중 하나다.
덕신교차로에서 왕피천하구로 이어지는 ‘해파랑길’을 따라 달리다보면, ‘촛대바위’를 만날 수 있다. 바위 꼭대기에 자란 소나무의 모습이 마치 촛불이 타는 형상처럼 보여 붙은 이름으로 수천 년간 파도에 부딪히며 세워진 자연이 만든 조각품이다. 그동안 해안 경계 철책선, 초소 등이 자리하고 있어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이곳이 최근 군시설물들이 철거된 이후, 관광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여행의 끝나갈 즈음 아쉬움이 남는다면 마지막으로 따뜻한 온천으로 여행의 피로를 달래보자. 추운 겨울에 뜨끈한 온천만큼 어울리는 것이 또 있을까? 국내유일 자연용출 온천인 덕구온천과 각종 피부염 효험에 탁월한 백암온천 등은 우리 선조들도 그 효능을 일찌감치 알고 애용했을 정도다.
북면 덕구리에 위치한 덕구온천은 전국 유일의 자연용출온천으로 칼륨, 칼슘, 철, 염소 등이 함유된 약알칼리성으로 신경통, 피부 질환 등에 좋다고. 온정면 소태리 일대에 위치한 백암온천은 국내 유일의 유황온천으로 신라시대 때 처음 발견된 이래 오랜 세월 많은 이들이 찾던 온천탕으로 유명하다.
한편 ‘2015 울진 대게와 붉은 대게 축제’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관광울진 홈페이지(www.uljin.go.kr/index.sko)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