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취업 기회를 잡지 못한 많은 젊은이도 있다. 점점 취업이 힘들어지는 것 같아 답답하다. 얼마 전 실시된 9급 공무원 채용시험에 무려 20만명이 넘는 인력이 지원해 75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요즘 청년층이 첫 직장을 잡는 데 평균 12개월이 걸린다. 졸업하고도 1년 가까이 구직활동을 해야 겨우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심각한 청년실업의 현주소다. 공식 통계상 청년실업률은 8.7%로 전체 실업률의 2.5배 수준이나 실질 실업률은 10%를 상회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청년 실업의 심각성은 산업의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며 선진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단기간에 해결되기도 어렵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에 나타난 급격한 산업과 비즈니스 변화에 청년들이 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 수준에 맞는 교육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점도 있다. 대학 재학 시절의 현장 경험 부족을 호소하는 중소기업이 많다. 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현장 경험을 제대로 쌓아야 하는데 현실은 어렵다.
aT는 지난 6일 ‘대학생과 함께 하는 농식품 비전 포럼’을 개최했다. 현장 경험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대표 식품기업 CEO와 농식품 청년 창업가, 대학생들이 모여 토론을 했다. 취업상담, 식품기업과의 소통 등 당면 현안을 중심으로 진지한 토론을 벌였는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시리즈로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전국 농식품 대학생 네트워크인 ‘대한민국 농식품 미래기획단’ 얍(YAFF:Young Agri-Food Fellowship)이 중심이 되었다. 작년 6월 출범한 ‘얍’은 전국 121개 대학 1500여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전공과 관계없이 농식품에 관심 있는 대학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성’ 조직이다. 공사 신입직원의 생생한 구직 경험과 조언도 들을 수 있는 ‘멘토-멘티 채용설명회’, 우리나라 대표 식품박람회인 대한민국식품대전(KFS) 추진단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도움이 되었다. ‘얍’ 소속 청년들은 작년에도 대중국 수출 확대 아이디어 공모, 창조마당 아이디어 공모, 우리 지역 농식품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사업에서 젊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에 농식품 현장에서 배운 경험이 접목되면 새로운 ‘현장형 인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현장 경험을 갖추는 것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중요하다. 생산 현장에 필요한 인력 공급을 위해서는 독일이나 북유럽식의 ‘견습제도(apprenticeship)’를 벤치마킹할 필요도 있다. 독일과 스위스는 세계적으로 청년실업률이 낮은 국가다. 청년 취업 희망자가 학교와 일터에서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직업교육 시스템, 즉 ‘듀얼 시스템’ 덕분이다. 현장 일을 하면서 체계적 이론과 실무경험을 쌓는 직업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독일은 50만 개 이상의 기업에서 직업교육 훈련 과정을 제공하고 있으며, 참여 인원만 해도 150만명에 이른다. 스위스도 고등학교 때부터 일과 학습 병행이 일반적이다. 직업교육을 선택한 학생의 약 90%가 도제제도에 참여한다. ‘현장형 인재’ 양성으로 취업난을 돌파한 것이다.
세계 식품산업의 시장 규모는 자동차나 IT산업보다 크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은 농식품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보고 투자와 지원을 확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 청년들도 성장 가능성이 큰 농식품 분야를 주목하기를 기대한다. 농업 생산뿐 아니라 유통, 수출입, 식품안전, 의약, 생명, 소재,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지금부터 농식품분야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현장 경험을 쌓는다면 앞으로 대한민국 일자리는 농식품 분야에서 폭발적으로 생겨날 것이다. 청년들이 열정과 아이디어를 갖고 농식품분야에 도전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