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버벌 퍼포먼스 ‘난타’ 이후는…이젠 다른 메뉴가 고프다

입력 2015-02-0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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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간 두드려 1000만명… “스토리 고갈·중소극장 한계”

▲(사진=PMC프러덕션)

‘난타’로 대표되는 국내 넌버벌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ce·비언어극)가 도약을 꿈꾸고 있다. 넌버벌 퍼포먼스는 대사가 아닌 몸짓과 소리로 꾸며진 공연이다.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리듬과 비트가 현란한 안무와 뒤섞여 관객을 휘어잡는 국내 대표 넌버벌 퍼포먼스로는 ‘난타’ ‘비밥’ 등이 꼽힌다.

1997년 탄생한 이래 17년이 흐른 지금, 누적 관객 수 1000만명이라는 전무후무한 의미있는 기록을 세운 ‘난타’는 국내 넌버벌 퍼포먼스의 시발적 작품이다. 칼과 도마, 양배추와 오이 등이 사물놀이 장단을 바탕으로 한 흥겨운 리듬과 만나 펼쳐내는 향연은 그동안 세계 51개국 3만1290회 공연 기록을 세우며 관객과 만났다. 더불어 류승룡, 김원해 등 총 143명의 배우가 ‘난타’의 무대를 거쳐 갔다.

이 같은 ‘난타’의 꾸준한 흥행 배경에는 전용관 설립, 해외 관광객과의 연계가 자리한다. 앞서 제작사 PMC프러덕션은 서울 명동, 홍대는 물론, 제주도, 태국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전용관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오픈런(Open Run), 즉 끝나는 날짜를 지정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연하는 시스템이 가능해져 더욱 관객 접근성을 높인 것이다. 송승환 대표는 “관객과 동시다발적으로 만나는 ‘난타’의 시스템은 안정적 매출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또한 넌버벌이라 외국인 관객도 쉽게 수용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 ‘난타’는 적극적으로 해외 관광객을 관객으로 유치했다. 2006년 국내 최초 외국인 관람객 100만명 돌파 기록을 세우기도 한 ‘난타’는 관광 패키지 상품과의 연계를 수익 기반으로 삼았다. ‘난타’의 이 같은 성공 비결은 곧 ‘점프’ ‘사랑한다면 춤을 춰라’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등 넌버벌 퍼포먼스의 후속 주자들에게 반영됐다.

반면 전문가들은 국내 넌버벌 퍼포먼스 장르의 한계를 지적한다. 공연장이 중소극장에 그친다는 점, 빈약한 스토리 구성 등이 바로 그것이다. 올댓퍼포먼스 이관준 대표는 “넌버벌 퍼포먼스가 최초로 공연 관광시장을 연 점에 의의가 있다. 한편 현시점에서 정체기를 겪고 있다. 이는 국내외 관객에게 소구할 수 있는 킬링 콘텐츠의 부재다. 무엇보다 탄탄한 스토리가 중요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정부에서 스토리 역량 강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업계 자체가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스토리 외에 또 다른 요소의 필요성에 대해 “드림웍스 제작의 뮤지컬 ‘드래곤 길들이기’ 등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유수의 넌버벌 퍼포먼스를 살펴보면 아날로그 방식에 그치지 않고, IT기술과 융합해 관객으로부터 새로운 차원의 감동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해외에는 넌버벌 퍼포먼스를 접할 수 있는 최소 1000석 이상의 공연장이 마련돼 있는 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그렇지 못하다. 장기 공연장은 물론, 이에 맞춤한 콘텐츠도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국내 실정을 바탕으로, 업계는 중국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광호 PMC프러덕션 회장은 “올해 ‘난타’가 중국에 진출한다. 중국 법인을 설립하고 확대 재생산해 1억명 관객 돌파를 위해 새출발하겠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난타 전용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난타’천만관객 돌파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PMC프러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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