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미국 애플과 중국 샤오미가 승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12월 460억 달러(약 51조원)로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기술 스타트업에 올랐다. 애플은 지난달 27일 실적발표에서 지난 분기 매출과 순이익, 아이폰 판매대수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애플과 샤오미의 성공은 세계의 소득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WSJ는 전했다. ABI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분기 아이폰 평균 판매가격은 687달러로, 안드로이드폰의 254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샤오미폰 가격은 220달러로 다른 폰들에 비해 월등히 낮다. 이는 중간 가격대 스마트폰 시장이 사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 스마트폰 부품 가격이 점점 더 싸지면서 샤오미와 쿨패드그룹 이외에 무수히 많은 중국 업체들이 신흥시장에서 공격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닉 스펜서 ABI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샤오미는 가격게임의 마스터”라며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며 제품 범위를 좁게 가져가는 전략으로 매우 낮은 가격에 폰을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안드로이드 진영의 반응은 두 갈래로 나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모바일 부문이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나서 샤오미처럼 저가폰에 집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반면 중국 화웨이는 고가폰에 초점을 맞추면서 다른 길을 가려고 한다고 WSJ는 전했다.
그러나 샤오미가 이끈 저가폰 트렌드는 애플의 지난 분기 뛰어난 실적을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더 높은 가격에도 더 많이 팔리는 것은 바로 럭셔리 제품이다. 애플이 자신을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시키면서 안드로이드폰보다 2~3배 높은 가격을 매길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판 ‘포브스’인 후룬리포트의 지난주 설문조사에 따르면 애플은 중국에서 루이비통 구치 샤넬에 앞서 가장 자주 선물로 주고받는 럭셔리 브랜드로 떠올랐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다른 소비재처럼 고가이거나 매우 저가인 양 극단의 상품만 존재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WSJ는 풀이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두 가지 일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는 전했다. 우선 애플은 럭셔리 브랜드를 유지하는 한 향후 성장세가 주춤해도 매출은 강한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두 번째로 안드로이드폰 가격은 계속해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억 명의 사람들이 값싸면서도 쓸모 있는 샤오미폰과 같은 제품을 살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