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 전에 발표한 연간 실적 전망치를 대폭 낮추는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투자자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일고 있다.
특히 대다수 기업들이 실적전망을 정정하는 발표를 '슬그머니' 장 마감 이후에 내놓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코스닥기업 시노펙스는 지난 10일 장 마감후 공시를 통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530억원, 28억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에 발표했던 매출 712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을 5개월만에 각각 25.5%, 53.3% 낮춘 것이다.
이같은 사실이 주가에 처음 반영된 13일 시노펙스는 4.43% 급락했다.
에스엔유프리시젼 역시 같은날 장 마감후 공시를 통해 올해 목표수주액을 391억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에 발표했던 833억원보다 53% 낮춘 수치다. 에스엔유의 주가 역시 13일 2.49% 떨어졌다.
온라인게임업체 웹젠은 실적전망을 변경하는 단골손님이다.
이 회사는 지난 8일 장 마감후 공시를 통해 연간매출액 전망치를 종전 620억원에서 238억원으로, 영업이익을 30억원 흑자에서 300억원 적자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연초 발표했던 연간실적 전망치를 11월에 대폭 하향 조정한 전례가 있다.
이들 업체외에도 올해 실적 전망치를 수정 발표한 기업들이 10여곳에 이르고 있다. 미래컴퍼니, 하이쎌, CJ인터넷, 휴바이론, 크로바하이텍, 서울반도체, 아이티플러스, 에이블씨엔씨, 아바코, 지티앤티, 다날 등이 몇 달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 중 에이블씨엔씨, 아바코, 다날 등은 흑자전망이 적자로 수정됐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전망 발표는 의무사항이 아닌 자율공시 사항이기 때문에 정정하더라도 '불공정공시' 등으로 규제할 방안은 마땅치 않은게 현실이다.
증권선물거래소 공시팀 관계자는 "실적전망 발표는 해당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발표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규제가 쉽지 않다"며 "기업들이 업황 악화, 사업계획 변경 등을 이유로 전망치를 정정한다고 밝힐 경우 불공정공시를 적용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연초에 발표하는 실적 전망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투자시 참고자료로만 활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