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코린시아호텔이 27일(현지시간) 무장 괴한들의 습격을 받아 사망자가 발생했고 그 가운데 한국인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FP 통신이 현지 보안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사망자 5명 중 한국인 1명, 미국인 1명, 프랑스인 1명, 필리핀인 2명이 있고 전체사망자는 리비아 현지 경비원 등을 포함해 총 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의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관계자는 “리비아 경찰 당국자는 사망자 중에 한국인 없다고 전했고 다양한 경로로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리비아 내 한국 교민은 45명 정도 머물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경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 여러 명이 5성급 코린시아 호텔을 습격해 경비원을 사살하고 나서 호텔 내에서 인질극을 벌였다. 코린시아 호텔은 리비아 내 최고급 호텔로 외국 외교관과 사업가, 리비아 정부 관리들이 주로 머문다.
호텔을 습격한 괴한들은 폭발물이 장착된 조끼를 입고 차량폭탄을 이용해 호텔 정문을 공격한 뒤 로비에서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했고 경비원 간 총격전도 벌었다. 이번 공격으로 호텔 유리창이 깨지고 주차장에 있던 차량 최소 5대가 불에 탔다. 일부 호텔 직원은 외국인 투숙객 등과 함께 뒷문을 이용해 주차장 쪽으로 달아났다.
호텔 주변을 둘러싼 리비아 보안군과 무장 괴한들은 4시간가량 대치한 후 상황이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리비아 보안국 대변인 이삼 알나스는 “무장괴한들은 포위되자 호텔 상층에서 자폭했다”고 밝혔고 리비아의 한 관리는 “호텔은 통제 아래에 있고 현재 더 이상의 인질은 없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IS의 리비아 지부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고 최근 아부 아나스 알리비가 사망한 것에 보복하고자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알카에다 소속 조직원으로 알려진 알리비는 지난 2013년 10월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미국 특수부대에 붙잡혀 미국으로 이송됐고 이달 초 재판을 앞두고 숨졌다.
또 이 단체는 “호텔이 이슬람교도가 아닌 외국인 외교 사절단과 보안 관련 회사직원들을 수용했다”는 이유로 해당 호텔을 공격 목표로 정했다고 주장했다.
2011년 이후 리비아는 전국 각지의 무장단체 간 교전이 지속돼 현재 한국의 여권사용제한국(여행금지국)으로 지정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