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과장급 이상 사무직은 28일 울산에서 노조 설립 총회를 갖는다. 전국금속노조 산하 지회로 설립되는 이번 노조는 현 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과장급 이상 6000여명이 대상이다. 이들의 근속 연수는 20년 안팎으로 현재까지 노조 가입 규모는 수백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의 사무직 노조 설립은 과장급 이상 1500여명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실시가 촉발시켰다. 사측은 “희망자로 한정해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고 밝혔지만 대상 직원들은 “사실상 정리해고 수준”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내에는 ‘퇴직 불응자 불이익 조치’라는 내용의 출처가 확인되지 않는 문서도 돌고 있다.
사무직 노조가 설립되면 권오갑 사장이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추진 중인 인력 조정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권 사장은 지난해 10월 임원인사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의 임원 수를 262명에서 209명으로 20.2% 줄였다. 이어 사무직 희망퇴직은 2월 이전에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28일 설립되는 사무직 노조가 희망퇴직에 집단 반발하면 사측의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하다.
권 사장은 경영진과의 갈등성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선임된 최길선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 회장과 조직개편을 두고 권 사장과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것.
최 회장은 권 사장이 지난 9일 인력조정회의에서 발표한 해양본부와 플랜트본부의 통합안에 반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 일부에서는 ‘살림꾼’인 권 사장과 기술부문에 강점을 가진 최 회장의 대립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 회장과 권 사장은 갈등설은 근거 없는 터무니 없는 얘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