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혁신을 이뤄내더라도 그 속도가 점진적으로 진행된다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 ‘글로벌 1위’ 타이틀을 자랑하던 기업도 2~3년새 신생 기업에 밀리거나 다른 기업에 인수된다.
대표적인 예가 휴대폰 업계의 노키아와 카메라 업계의 코닥이다. 노키아는 2000년대 50%를 넘나드는 점유율로 줄곧 세계 휴대폰 시장 1위를 굳건히 차지했다. 하지만 노키아는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시장 트렌드를 읽지 못했고 자사 방식만을 고수하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에 휴대폰 사업부를 넘기며 역사를 마감했다.
130여년 전통의 필름 카메라 대표 기업 코닥은 디지털 이미지 기술의 출현으로 하루아침에 몰락했다. 코닥은 이 같은 변화를 예견했지만 급속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결국 2012년 파산신청을 했다.
두 기업의 사례는 변화와 혁신을 넘어 속도와 정도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빅뱅 파괴자’, ‘창조 경영론’ 등은 최근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 이론들이다.
액센추어 연구원 래리 다운즈와 폴 F 누네스는 2013년 3월 하버드비즈니스 리뷰에서 빅뱅 파괴자를 소개했다. 이들이 말하는 빅뱅 파괴자는 기성 제품에 비해 낮은 가격은 물론 보다 창의적이고, 다른 제품 및 서비스와 통합 수준이 높은 제품을 만들어 낸다.
다시 말해 시장 패러다임을 바꾸는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애플의 ‘아이폰’이 휴대폰 시장을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꿔놓았듯 패러다임의 전환, 초격차 기술을 이루려는 노력이 있어야 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다.
아마존에서 ‘2014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피터 틸의 ‘제로 투 원’도 전에 없던 제품과 서비스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그가 페이팔의 창업자라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 피터 틸은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한다는 ‘창조 경영론’으로 유명하다.
피터 틸은 책에서 “가장 강력한 패턴은 성공한 사람들은 (남들이) 예기치 못한 곳에서 가치를 찾아낸다는 사실”이라며 “ 시장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가장 먼저 점령하는 사람은 전체 시장의 라스트 무버가 된다”고 말한다.
2015년 새해가 밝았다. 국내 기업들은 올해 시장을 뒤흔들 일류 상품으로 변화를 일으킬 준비를 마쳤다. 기업들은 세계 최초·최고의 타이틀을 앞세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로 무장, 시장의 퍼스트 무버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애플’, ‘한국의 빌게이츠’ 같은 타이틀을 위해서는 일류 상품으로는 부족하다. 산업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초격차 상품이 필요한 시점인 것. 변화를 감지하고 여기서 남이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것을 찾아내야 한다.
기업들이 보유한 초격차 상품은 지속가능한 성장의 훌륭한 밑거름이 된다. 2015년을 달굴 기업들의 일류 상품은 무엇인지 집중 조명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