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당시 동영상을 공개하며 “항로 변경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은 20일 사건 당시 동영상을 입장자료와 함께 배포했다. 4분 15초짜리 동영상에는 당시 대한항공 KE086편의 엔진 시동이 걸리지 않은 상태에서 토잉카(견인차)에 의해 주기장 내에서 후진했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상황이 담겼다.
동영상을 보면 항공기는 지난해 12월 5일 00시 53분 38초(현지시각)에 토잉카에 끌려 후진을 시작해 주기장 내에서 23초간 약 17m를 후진한 후 54분 01초에 정지한다. 이후 3분 2초간 제자리에 머물다 57분 03초부터 문제가 된 ‘램프 리턴’을 시작해 57분 42초에 제자리로 돌아간다.
대한항공은 문제가 된 램프 리턴을 ‘항로 변경’으로 본 검찰의 주장에 반박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항공관련 법규에서 ‘항로’의 개념은 ‘항공로’와 같은 의미로 사용해 고도 200m 이상을 뜻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기장에서의 이동은 ‘항로’로 볼 수 없으며, 당시에는 엔진 시동도 걸리지 않았고 17m 정도의 거리를 차량에 의해 밀어서 이동하다 돌아온 것이므로 ‘항로 변경’이라 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대한항공 측이 ‘항로 변경’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번 재판에서 조 전 부사장에게 적용된 혐의 중 처벌이 가장 무겁기 때문으로 보인다. 항공보안법 42조에 따르면 항공기 항로를 변경해 안전운항에 영향을 끼치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된다.
한편, 검찰은 ‘땅콩 회항’ 사건을 일으킨 조 전 부사장을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지난 7일 구속 기소했다. 이어 19일 조 전 부사장에 대한 1차 공판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