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굉장한 것이 만들어졌지만 인류의 종말을 불러올 수도 있다"
핵폭탄? 아니다. 인류의 종말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언급된 존재는 바로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지난해 말 이같이 경고했다.
이미 영화에선 상상력을 동원해 그런 위험성을 시각화하기도 했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나오는 `HAL 9000`은 인간과 자연어로 소통하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물론 위험성이 제기된다고 해서 기술이 개발되지 않는 것도, 우리 생활에 연관을 주지 않는 것도 아니다.
AI는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능력, 지각능력, 이해능력 등을 실현하는 기술로,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오늘날 모든 기술들은 맞춤형으로 가고 있기에 결국 AI로 수렴하게 돼 있다고 보고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과 트위터,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AI 개발과 관련해 독자 행보를 하면서도 연대하기도 하고 있다. 이 분야는 사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의 연대는 `토치(Torch)`라는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는 딥 러닝(deep learning)을 위한 것으로, 딥 러닝은 기계(컴퓨터)가 사람처럼 복잡하고 추상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분석 기술이다. 이를테면 컴퓨터는 사진만 보고선 사진 속 대상이 개인지 고양이인지 잘 구분하지 못한다. 주어진 정보를 액면만으로 해석하기 때문. 그러나 사람은 정보가 갖고 있는 추상적인 부분까지도 답을 찾아낼 수 있다. 이렇게 큰 틀에서 사람의 사고방식을 컴퓨터에게 가르치는 기계학습의 한 분야가 바로 딥 러닝이다.
딥 러닝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페이스북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토치에서 쓸 수 있는 기술들을 공개했다. 페이스북은 이 기술을 이용하면 현재보다 약 23.5배나 빠르게 패턴을 인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딥 러닝 개발은 자체적인 AI 개발을 위해 필수적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얼굴을 인식하는 알고리즘 딥페이스를 개발한 바 있으며, 향후 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가 업로드하는 콘텐츠를 제한하거나 할 방침이다.
구글과 아마존, 야후 등은 빅데이터 클라우드 센터를 건립했거나 건립중이며 구글은 AI 업체 딥 마인드를 4억달러에 인수하고 모바일 음성인식 서비스에 딥 러닝 기술을 접목시켰다.
중국 온라인 서비스 업체 바이두는 구글의 인재를 영입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구글에서 딥 러닝 프로젝트 `구글 브레인`을 담당했던 앤드류 엔지 박사를 데려왔고 성과도를 냈다. 18일 IT 전문매체 기가옴에 따르면 바이두는 세계에서 가장 정밀한 컴퓨터 비전 시스템 딥 이미지를 자사 슈퍼컴퓨터에 구축했다.
공영 라디오 방송 진행자이자 작가인 커트 앤더슨은 최근 `배니티 페어`에 게재한 글에서 AI 기술에 우호적인 이들을 지칭해 싱귤래리터리언(singuraritarian)이라고 했다. 미래학자 레이몬드 커즈와일이 말한 특이성(Singularity)에 착안한 것이다. 커즈와일은 지난 2005년 저서 `특이성이 온다(The Sinurarity is Near: When humans Transcend Biology)`에서 오는 2045년이면 우리는 특이성에 도달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기술 지능이 모든 인간의 지능을 합친 것보다 강력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AI에 대한 우려감을 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