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나흘간 진행된 CES 2015는 △테크 이스트(Tech East) △테크 웨스트(Tech West) △C스페이스 앳 아리아(C Space at ARIA) 등 3개 전시관에 20여개 품목에서 약 3500개 기업이 참여해 첨단 기술력을 뽐냈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표기업을 비롯해 40여개의 중소기업이 한국관을 마련해 참가했다. 전시회 기간 행사장를 찾은 참관객 수는 140개국 15만명을 넘어섰다.
세계 IT·자동차 업계의 거물급 인사들도 총출동했다. 특히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4년 만에 CES 현장을 찾았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 부스를 점검한 후 경쟁 업체의 전시공간을 둘러보고, 삼성전자, 소니 등의 부스를 방문해 자동차와 IT의 융합기술에 관심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2010년부터 매년 CES 행사장을 찾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올해도 등장했다. 구 부회장은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과 만나 1시간 동안 양사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더불어 윤부근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CEO,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 겸 CEO, 마크 필즈 포드 회장 등이 CES 현장을 찾았다. 당초 관심을 모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관하지 않았다.
진격의 깃발은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들었다. 윤부근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은 CES 2015 기조연설을 통해 2년 내에 삼성 TV, 5년 이내에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을 IoT로 연결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더불어 연간 1억 달러(약 1100억원)를 투자해 개발자 지원 등 IoT 생태계 조성에 힘쓸 것을 밝혔다.
사물인터넷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하는 만큼 다양한 분야의 협업이 필요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미래 시장의 ‘퍼스트 무버’가 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퀀텀닷(양자점)은 올해 TV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한·중·일 TV 삼국지’를 방불케 한 이번 CES에서는 삼섬전자, LG전자, 일본 소니, 중국 TLC 등이 퀀텀닷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SUHD TV’라는 고유한 퀀텀닷 제품 브랜드를 선보이며, 진정한 UHD TV 시대를 예고했다. LCD 기반의 퀀텀닷은 TV 백라이트에 필름을 적용, 낮은 비용으로 고가의 OLED TV 수준의 높은 색 재현율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동차는 IT화를 통한 또 한 번의 진화가 이뤄졌다. 현대차는 스마트워치로 운전자의 심장 박동수를 파악해 이상이 있을 경우 자동으로 갓길에 멈추도록 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아우디는 LG전자의 신형 스마트워치를 이용해 자사의 무인자동차를 전시관 무대로 불러내는 모습을 연출했다. 앞서 기조연설장에서도 엘마 프리켄슈타인 독일 BMW 부사장이 손목에 찬 삼성전자 스마트워치로 차량을 호출하는 영상이 상영되기도 했다. 독일 폭스바겐은 운전자가 손짓을 통해 차량 오디오와 비디오,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을 내놨다.
이외에 올해 CES에는 모바일, 3D프린팅, 드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첨단 기술이 속속 등장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제 시연은 끝났다. 수많은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를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