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노사합의가 전제되지 않더라도 하나ㆍ외환은행 조기통합을 승인할 것이란 입장을 내비쳤다. 외환은행 노조가 협상테이블에서 거듭 '어깃장'을 놓고 있어 대화진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하나금융이 14일 이사회 마치고 통합승인신청서를 접후하면 오는 21일 금융위 정례회의에 안건이 상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해 말 대화기구 발족이 구두 합의되면서 통합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현재까지 노사간 대화에 진전이 없다"며 "노조가 무리한 요구(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이상 노사합의를 기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위는 하나금융이 통합승인신청서를 접수하면 승인을 내어주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하나ㆍ외환은행 통합은 노사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사실상 인가 접수를 거부해왔다. 그러나 거듭된 대화 시도에도 불구하고 노사간 파행이 계속되자 입장을 선회했다. 대화가 진전되지 않는 것에 대한 책임이 노조에게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말 기자단 송년 세미나에서 “(하나ㆍ외환은행 통합은) 노사간 합의를 이끌어내야 모양이 좋다”면서도 “금융위도 오래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관계자들은 3월 1일로 예정된 하나ㆍ외환은행 합병기일을 감안하면 하나금융은 오는 14일 이사회 이후 통합승인신청서를 당국에 제출하고 금융위는 21일 정례회의에 해당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승인절차 단축을 위해 예비인가 단계를 건너뛰고 곧바로 본인가를 내주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해외서 통합법인이 출범하고 IT부분의 물리적 통합도 진행됐다”며 “현재로써 하나금융이 통합승인신청서를 접수되면 금융위은 승인을 거부할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