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로 본 금융권 화두] “핀테크發 금융혁명…경계 넘어 융합하라”

입력 2015-01-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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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새로운 금융환경 적응… 은행+증권 ‘복합점포’ 문 활짝 시너지 극대화

“핀테크·복합점포·인터넷 전문은행…”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을미년(乙未年) 신년사를 통해 밝힌 핵심 화두는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다. 금융시장의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은 이젠 필수가 됐다. 여기에 은행, 증권사 등 업권 간의 복합점포와 인터넷 전문은행 등의 출현은 금융권의 패러다임마저 바꿀 기세다. 올해 금융사들이 선택한 생존 전략은 업권간 융합으로 압축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수장들은 핀테크 혁명이라는 새로운 금융 환경에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핀테크는 기존 금융거래 방식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 모델로 금융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2015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마저작침(磨杵作針)의 자세로 걸어 나간다면 ‘금융강국’의 원대한 꿈에 다가설 수 있다”며 “핀테크와 창조금융을 통해 금융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회사들 역시 정보기술(IT) 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핀테크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김주하 농협은행장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이 쉽지는 않겠지만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밝혀 인터넷 전문은행으로의 진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권선주 기업은행장도 제도적 기반이 형성되면 인터넷 전문은행을 자회사 형식으로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금융권 CEO들은 조직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를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외환과의 통합은 그룹 시너지를 최대화하기 위한 과정에 불과하다”며 “다시 한 번 하나금융의 혁신을 만들고 고객의 마음을 열기 위해 업종 경계를 넘어선 서비스, 나아가 타 업종과 융합하는 상품을 개발하자”고 말했다.

임종룡 NH농협금융 회장은 “역량을 집중해서 3대 핵심 사업인 은행·보험·증권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고객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며 “농협금융은 몇 번의 전산 사고로 유·무형의 큰 손실을 본 만큼 기본과 정해진 원칙에 따라 충실하게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농협금융은 지난 복합점포 1호인 광화문 NH농협금융 플러스센터를 오픈했다.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규제 개혁 방안’에 따라 한 점포 내에서 은행과 증권 업무를 함께 볼 수 있게 된 이후 처음으로 만들어진 복합점포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과거와 같은 여신 위주의 운용만이 아니라 투융자복합상품, 다양한 대체투자 방안 등 폭넓은 관점에서 고객자산과 보유자산의 운용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주력할 것”을 당부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고민과 검토를 거쳐 방향을 설정했다면 실행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행동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윤 회장은 “고객에 대한 신뢰 회복과 영업 중심 경영 그리고 성장동력 확충으로 그룹의 위상을 회복하는 전기를 마련하자고 취임식에 밝혔다”며 “이제 준비를 마쳤고 고민과 검토를 거쳐 방향을 설정했다면, 실행하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올해 기업 가치를 올리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우선 고객기반 확대를 위해 “고객을 더욱 정확히 분류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CRM을 개선해 고객의 생애 주기별로 패키지 상품을 제공할 것”이라며 “강점인 기업금융을 기반으로 대기업뿐만 아니라 그 협력기업의 임직원들도 우량고객으로 확보하는 기업 토털 마케팅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협회장들은 수익 개선 차원에서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붕정만리(鵬程萬里·먼 북쪽의 물고기가 ‘붕(鵬)’이라는 새로 변해 남쪽으로 쉬지 않고 날아간다)’를 인용하면서 “금융산업이 성장하려면 적정 이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창 생보협회장은 ‘초윤장산(礎潤張傘·주춧돌이 젖어 있으면 우산을 펼쳐라)’을 인용하며 “위기를 기회로 삼자”고 주문했다. 장남식 손보협회장은 ‘중석몰시(中石沒矢·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해 커다란 바위에 화살을 깊숙이 박아 넣음)’를 인용하면서 “손보산업이 신뢰받는 종합 리스크 관리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올해를 재도약의 기반으로 삼자”고 강조했다. 김근수 여신협회장은 “금융 소비자에 대한 신뢰 구축을 위해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겠다”며 “저성장, 저물가, 엔저의 3중고 속에서 업계와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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