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동부그룹에 대한 옥죄기가 심하다는 지적에 대해 원칙을 고수할 방침임을 재차 밝혔다. 수익 실현 가능성이 없는 기업에 대한 지원은 없다는 것이다.
홍기택 회장은 5일 열린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동부그룹 구조조정에 대한 이 같은 지적에 "산업은행 뿐 아니라, 다른 채권자들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이어 "만약 지금처럼 채권단이 비협약채권단의 채권을 대신 메우는 시스템으로는 산업은행도 동부에 대한 지원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은 지난해 7월 자율협약을 맺은데 이어 지난달 31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부건설로 인해 7000억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동부건설의 채권금융기관 여신은 2618억원(담보 1064억원, 무담보 1553억원) 수준이다. 산업은행이 127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우리은행 248억원, 외환은행이 100억원, 경남은행 90억원 순이다.
이중 담보는 550억원(18%)에 불과하다. 법원이 법정관리를 동의하면 은행권에서만 약 20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7월 자율협약을 개시한 동부제철의 경우 제1금융권 여신이 1조8500억원에 달해 5200억원의 충당금 적립했다.
홍 행장은 "기업의 자금 지원에 있어 수익창출 여부가 핵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수익을 내는 구조조정이 먼저"라며 "수익이 날 수 있는 기업을 지원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동부 계열사들의 수익 창출 가능성이 없다면 지원도 없을 것이라는 게 홍 행장의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