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의 호두과자 포장재를 사용한 업체를 비난했다가 고소당한 네티즌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충남 천안의 A호두과자 제조업체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네티즌 20명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A호두과자업체는 2013년 7월 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에 코알라를 합성한 일명 '노알라' 캐릭터 스탬프가 찍힌 포장 박스에 호두과자를 담아 일부 고객들에게 제공했다. 또한 '고노무 호두과자', '중력의 맛', '추락주의'라는 글귀가 적힌 사은품 상자에 이 스탬프를 넣어 논란을 빚었다.
이후 "고인을 비하했다"는 등 일부 네티즌의 지적에 A호두과자업체는 "정치적인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스탬프를 제작하거나 의뢰한 것이 아닌, 한 일베 회원이 맛있게 먹은 보답 차원에서 재미 반 농담 반 식의 이벤트성으로 보내왔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비난이 계속되자 A호두과자업체는 사과를 취소하고 비난 글을 올린 네티즌 150여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당시 A호두과자업체 측은 "여러분은 지금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다"며 "여러분은 노무현 대통령의 가족이 아닙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욕한 적도 없지만 설령 욕을 했다고 해서 여러분이 저희를 욕 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이어 "여러분의 행동은 길가다가 어깨 좀 부딪힌 사람을 집단구타 한 거나 다름없다"며 "어깨를 부딪힌 것이 잘한 것은 아니지만 맞을 정도의 행동도 아니고 그 폭력이 정당화되는 것 또한 아니다. 이점 유념하시길"이라고 네티즌에게 경고했다.
그러나 사건을 배당받은 대전지검 천안지청을 비롯해 수원지검 평택지청·성남지청 등 검찰은 네티즌의 글이 A호두과자업체에 대한 의견을 표명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의 적시'를 요건으로 하는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네티즌을 대리한 법무법인 동안의 조동환 변호사는 "같은 혐의로 고소된 나머지 네티즌도 대부분 불기소 처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네티즌은 A호두과자업체를 무고 혐의로 고소하려고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